난 7월의 어느 무더운 날에 어머니와 함께 아현동에 갔었다. 이틀 전에 사촌 언니가 예쁜 아기를 낳았기 때문이다. 아현동은 우리 집에서 꽤 떨어진 곳이었는데 난 사촌 언니네 집에 처음 가기 때문에, 그리고 신생아를 볼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가슴이 설레었다. 그 동네 시장에서 천막을 쳐 놓고 물건을 파는 것이 남대문을 연상케 했고, 집이 굉장히 많았는데 가파르고 경사진곳에 많은 계단이 있고 그 가장자리와 위에 집이 수도 없이 많아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부모님 덕택으로 환경이 좋은 아파트에서 살던 나로서는 그런 광경이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낯선 느낌이 들어서 난 한참 동안 걸음을 멈추고 올려다 봤다.
「그 집들은 이사를 갈 땐 힘들어서 짐을 어떻게 옮길까?」
「겨울에 눈이 오면 미끄러워서 어떻게 다니지?」정말 비라도 오면 집이 무너질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사촌언니집에 도착했다 사촌언니는 누워있었고 아기는 그옆에서 쌔근쌔근 잠을 자고 있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신생아 치고 얼굴이 너무 깨끗하다고 하셨다. 또한 아기의 자그마한 손과 발을 보여주셨는데 정말 아기는 내가 봐도 입맞추고 싶을 정도로 너무 귀여웠다.
아기가 건강하게 잘자랄 수 있었으면 하고 기도했다.
2시간 넘게 놀고난 뒤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나오면서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어머니도 처음엔 아버지와 함께 온수도 나오지 않는 작은집에서 사셨다고 하셨다. 우리 부모님께서 절약하며 돈을 모으시지 않으셨다면 지금 우리는 이렇게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없겠지…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난 그 곳에 행복이 깃들여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하느님께서는 그 사람들에겐 더 소중한 무엇인가를 주었을 것이다 사촌 언니가 그렇게 예쁜 아기를 갖게 된 것도 하나의 행복이라 생각한다. 그 많은 집들을 바라보며 난 그 집에 사는 사람들 모두 하느님의 따뜻한 손길로 지켜 주시길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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