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제874조를 보면 대부모의 임무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의 요건이 규정되어 있다. 또한 교황청에서 공표한 성인 입교 예식서 43항에도 대부모에 대한 정의가 있다.
이런 규정들을 보노라면 아마 어느 누구도 대부모를 서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나의 경우도 하다 보니 대자가 27명이 된 것이지 지금 다시 시작한다고 하면 과연 대부가 되겠다고 나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부의 역할은 참으로 어렵다. 대자들이 많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하려 해도 27명의 이름을 빠뜨리지 않고 외우기가 어려워 손가락까지 등장해야 한다.
판공성사 때가 되면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성사를 꼭 보도록 얘기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대자들의 영명축일을 기억하여 축하 전화를 해주는 것도 대부로서의 할 일이다.
그러다 보니 대자들 부인과 그 자녀들의 축일까지도 함께 축하해 주게 된다.
대부 역할이 어렵구나 하고 느낄 때도 많지만 참 괜찮다는 느낌을 가질 경우도 많다. 우선 대자 부부가 신앙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일 때이다. 또 대자들 중에 본당의 총회장이나 사목위원이 된 이도, 미사 해설자가 된 이도 있어 자랑스럽다.
1986년 1월 1일에 출발하여 매달 한 번씩 모인 지도 만 9년이 되었고 12월 17일 오후 4시에는 늘 그래온 것처럼 프란치스코회관에서 1백 회째 월례회 모임을 갖는다. 기념미사 후에는 각 가정에서 한 가지씩 장만한 음식을 가지고 조촐한 나눔의 기회도 가질 것이다.
대부가 된다는 것은 고통이다. 그러나 그것은 주님이 주신 참으로 큰 은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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