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성가 깨워 별 보게 하고
잠자던 목동 불러 모은
새로운 조짐
이상한 예감
대왕 셋이 선물 안고
별 따라 흘러온 후
두 무릎 꿇은 사건
섣달 그믐 어둔 밤
어느 탄생의 전야
아! 어두운 세상에 희망의 빛 오는 소리이었어라.
마굿간 아기는 어디에도 없어
요한 세자 외치던 광야의
바람소리만 허공을 날고
예루살렘으로, 로마로 모여든 군중의 함성
십자가에 못 박은 군인의 비웃음
아! 타락한 세상에 뿌려지는 한 줌의 소금이었어라.
가난한 여인의 몸에서
비천하게 태어난 한 아이가 울고 있다.
르완다 난민처럼
축 늘어진 어머니의 절벽 같은 마른 젖가슴에 매달려
검은 젖을 빨고 있다.
새로운 계약은 시작부터 이랬었지
어느 위대한 탄생의 전날 밤은
폭군 헤로데가 살기등등 이빨을 갈던 공포 분위기 감돌던 밤이었지
여보게, 정신 차려 도망 가야지
거짓 평화에 속지 말라구
침묵하는 민중
다시 깨어나야 해
아, 갈라진 세상에 다리를 놓은 의인이었어라.
나자렛 사람 예수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은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나셨으니
진정 외롭고 의로운 선택이었어라.
말씀이 육화되는 경이로운 이 밤
양들도 숨 죽여 경배하는 엄숙한 이 밤
신비로운 기운이 감돌고
하느님의 천사가 나타나
하늘에는 하느님의 영광을 노래하고
땅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거룩하고 고요한 이 밤
새벽은 밝아오고
빛이 어둠 속에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빛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빛이여, 빛이시여
어두움을 이기소서.
어두움을 이기고 승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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