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중에 여성신자들이 머리에 얹어 머리를 가리는 수건을「미사보」라고 한다. 미사보는 남성들이 쓰보고 싶어도 쓸수 없는 여성들의 전유물 가운데 하나이다. 어쩌다 성당2층 성가대에서 내려다 보노라면 온통 미사보만 보이는 것 같다. 통계상 신자비율은 남녀간 4대6이다. 그러나 미사보를 보노라면 1대9 정도는 될성 싶은 착각에 빠진다. ▼이러한 미사보 물결을 미국 교회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남녀평등 사상이 몸에 밴 탓일까? 그 이유를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지만「영성신자+미사보」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인에게는 특이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미사보대신 예쁘게 장식된 모자를 쓴 여성들이 드물지 않다. 아마도 한국에서라면 주위의 신자들이 흘끔흘끔 곱지않은 시선을 주었으리라. ▼한국에서 눈에 익은 습관때문인지 미국의 한인교회에서도 근년들어 미사보 쓰기 운동을 여러곳에서 시도한바 있다. 어느 본당의 경우 특별계몽기간까지 설정, 50%선까지 끌어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 50%선 유지가 계속되기는 아마도 어려울것이다. 주변의 여건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굳이 미국안에서 한국식을 고집하는것도 자연스럽게만은 보여지지 않는다. ▼미사보의 유래는 구약의 풍속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미사보의 기원은 일반적으로 사도 바오로가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유래되고 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자의적으로만 해석하면 여성들이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여성경시의 인습을 교회제도안에 수용한 것이라고 꼬집을 만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전통적인 사상이지 그 본질은 아니다. ▼결국 미사보는 미사중에 쓰지 않으면 큰 일 나는 일은 아닌 모양이다. 쓰는 나라도 있고 안쓰는 나라도 있으니까. 우리의 여성신자들은 대부분 미사보 착용을 즐겨한다. 그것으로 족하다. 미사보란 사정상 빠뜨릴수도 있다. 행여 미사보 얹지않았다고 성체를 모시려는 여성 신자에게 면박을 주는 옹졸함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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