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를 받은지도 벌써 6년이 되었습니다. 집사람한테 이끌려 교리공부를 하고 세례를 받던날, 나는 주님의 나라로 들어간것처럼 즐겁고, 마음이 평화로우면서 그야말로 완전한 새로운 인간이 된 것처럼 느꼈습니다.
거의 1년여 동안 집사람과 함께 성당을 열심히 나갔습니다. 어쩌다가 지방야외 촬영이 있어 미사에 참여를 못했을 경우 아침이든 저녁이든 그 마을에 있는 성당에 가서 미사에 참여를 해야 속이 후련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나는 고해성사에 부딪치게되었습니다. 한번 두번 세번 까지는 아무 생각없이 신부님앞에서 고해를 할수있었습니다. 그러나 네번 다섯번째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를 않더군요.
『안하겠습니다. 이번엔 절대로 죄를 안짓기로 주님께 맹세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절대로 죄를 짓지 않겠습니다. 이번에 또 죄를 지으면 사람도 아닙니다』
이렇게 여러번 고해성사를 하고 나니까 그 다음에는 양심이 나의 마음을 가로 막지 뭡니까?
아니,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면 어떻게 한 두번도 아니고 수십번 씩이나 주님께 거짓말을 할 수있나.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결국은 차츰 신앙심이 식어져 미사를 궐하기 시작했고 몇년을 집 사람의 눈치를 보며 세월을 보내게됐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작년 크리스마스 미사 때 고해성사를 하면서 신부님한테 이렇게 물었습니다.
『신부님 한 두번도 아니고 수십번 씩이나 주님한테 거짓말을 할수가 없습니다. 내 양심이 도저히 용납을 안하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신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빨래있죠. 빨래를 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고해 성사도 빨래하는 것과 똑 같습니다. 더러워진 옷을 금방 빨지 않고 하루 이틀 놓아두면 나중에는 때가 쪄들어서 빨아도 때가 잘 빠지지 않죠. 하지만 금방 더러워진 옷을 바로 빨면 새옷보다 더 깨끗해 집니다』
이 말씀을 듣고 나는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무한한가를 느꼈습니다. 요즘 고해성사를 볼때마다 그 신부님의 말씀을 생각하면 용기가 절로 납니다.
※문화 예술인 성당 : 793-7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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