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설움많던 이 나라 백성들의 생활터이자 독립운동의 온상이었던 만주의 간도에서 유달리 신앙의 꽃을 피웠던 연길교구의 팔도구성당이 1946년 중국의 공산화로 폐쇄된지 46년만에 다시 성당을 신축, 봉헌식을 가졌다는 소식에 감개무량함을 금할 길 없다.
역사의 모진 수레바퀴 속에서 신앙의 힘으로 역경을 헤치며 살아가고 있던 연길ㆍ길림ㆍ용정ㆍ장춘 등지의 한민족 신자들이 두만강변 북쪽 팔도구 새성전 마당에서 손에 손을 잡고 춤추며 노래하는 봉헌식 행사때의 사진 또한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연길교구가 관할하는 간도지방은 지형상 한국의 함경도지방과 접경, 산악이 드문 평야지대로 땅이 비옥했으므로 일찍부터 국경지방의 수많은 한인들이 이주하여 조선의 영토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이곳은 1890년대에 첫 신자가 생긴 이래 1928년 원산대목구로부터 연길지목구로 독립하고 사목권을 위임받은 성베네딕또수도회가 수도원ㆍ교회ㆍ학교ㆍ병원 등을 건립하는 한편 각종 문화ㆍ자선사업을 펼치면서 신자수가 나날이 증가, 만주지역 복음화의 꽃을 피우던 지역이다.
그러나 이 지역은 소련군의 진주로 교회와 수도원이 폐쇄되고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투옥되거나 추방되면서 수많은 신자들이 목자없이 숨어서 신앙생활을 영위하다 죽어갔던 한 많은 땅이다.
이중 팔도구본당은 연길교구에서 세번째로 창설된 본당으로서 한때 공소가 11개, 신자수가 3천여명에 달했던, 지역문화와 복음화의 중심역할을 해 왔던 유서깊은 곳이다.
86년 연길, 89년 훈춘성당에 이어 금년 7월 팔도구 새성당이 건립 된 것은 중국의 개방화가 본격화 되기 훨
씬 전인 10여년전부터 암암리에 만주지역 재복음화를 위해 노력해온 성베네딕또 수도회의 숨은 공적에 힘입은 바 크다.
팔도구 새성전 건립을 계기로 교회당국은 공산화 되기 전까지 조선족 신앙공동체의 중심지였던 연길교구를 조선족 선교와 사목의 발판으로 삼아 이미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중국 만주의 간도지방 선교를 시도해야 할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현재는 장막으로 가리워져 있으나 언젠가 필연코 달성될 대북한 선교에도 밑거름이 될 것이다.
현재 한국내 사목에도 사제부족을 비롯한 제반여건이 충족되어 있다고는 말할수 없다 하더라도, 국외 오지의 선교에 열성을 쏟는 교회에는 하느님이 항상 크나 큰 은총으로 보답해 주셨다는 역사적 사실을 염두에 두고 교회당국은 만주 선교를 가일층 구체화시켜 나가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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