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아동들은 다른 나라 아동들보다 더 많이 매를 맞고 자란다.』「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연구 (한양대의대신경정신과)에서 드러난 아동에 대한 가정 내의 반복적 구타는 인간으로서 분노와 수치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1987년 부모에게 맞아 죽은 아동이 6명이나 되었고, 얼마 전에는 4살박이 아들이 잠을 자는데 자꾸 보채며 운다며 벽으로 아이를 내던져 머리가 깨져 죽도록 한 일도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너무 어려서 가출도 하지 못한다. 놀이터 구석에 별님이 총총할때까지 혼자 꼬부리고 앉았다. 『집이 어디냐』는 순경아저씨의 물음에『집에 가면 아빠가 자꾸 때려요. 아빠 좀 말려 주셔요』하며 눈물섞인 겁먹은 그 눈망울이 나를 떠나지 않는다. 가슴이 아프다.
아동은「인간으로서의 권리」가 있다. 천대받지 않고 건강하게 태어난 건강한 환경에서 살고,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계속적인 사랑의 돌봄을 받으며, 필요한 지적ㆍ정서적 기술을 습득하는등 보호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동들은 무시당하기 쉬운 집단이다. 「누가 아동을 무시할 수 있는가?」Edelman의 항변 가운데에도 진정 그것이 문제시될 때에는 아동을 위해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 부모가 되는 자격은 엄격지 않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도 부모가 된다. 그리고 아동은 자신이 교육받은대로 영향받는다. 심한 구타로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 뿐아니라 경한 매질도 아동의 자아개념에 큰 상처와 손상을 입한다.
두통ㆍ복통ㆍ천식ㆍ위궤양ㆍ말더듬ㆍ야뇨증 같은 정신신체증상, 우울증ㆍ자살ㆍ정신병ㆍ수면거부 등의 심리적 증상, 등교거부ㆍ성적저하ㆍ공격적 파괴적 행동ㆍ도벽ㆍ폭행ㆍ가출 등의 행동장애도 수반한다.
성인들의 학대ㆍ냉대ㆍ이기심을 고발한 어느 소설 주인공의 절규가 생각난다.
「난 나쁜 아이가 될 거야. 누굴 위해 착해지란 말이야? 날 때리는 사람들을 위해? 날 미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싶다.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 그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싶다. 그들을 꼭 껴안고『세상이 널 어렵게 해도 넌 극복하고 꿋꿋이 설 거야』하며 함께 아파하고 이끌어 줄 수 있는 나의 능력이 아쉽다. 그리고 차가운 마음과 살기등등한 인간답지 못한 모습으로 아동들을 학대하는 (부모란 이름이 부끄러운) 그들을 세상에 널리 고발하고 싶다.
『주님, 우리 아동들을 보호해 주셔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