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발표된 정부의 조직 개편안으로 정가가 떠들석하다. 지난번 김 대통령의 세계화 구상 발표에 이어 나온 이번 정부 조직 개편안은 내용 면에서 볼 때 회기적인 것임에 틀림이 없다.「무한경쟁」시대와「전면 개방」이라는 어찌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와 맞물린 정부의 이 같은 결단은 필연적이었다는 진단과 더불어 상당히 늦은 감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우리는 총칼 없는 전쟁시대에서 살고 있다. (물론 아직도 지구 구석구석에서는 총칼을 앞세운 원시적 다툼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는 나라마다 모든 것이 개방되어 감출 수도 감추지도 못하게 되었다. 각 나라의 살림살이 경제 규모 장단점까지 홀랑 까뒤집혀 밝혀지고 있는 이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바로 국가 경쟁력을 갖추는 일일 것이다. 우리 정부의 획기적인 개혁안은 바로 그 같은 관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가 있다.
국가적인 개발과 발전이 최종 목표였던 60년대와 70년대의 정부 조직으로는 엄청나게 밀려드는 경쟁시대를 살아낼 수가 없다. 특히 우리 정부는 그동안 필요에 의해 자리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사람 때문에 자리를 만든 경우가 빈번했다. 정부가 탄생할 때마다 고질직으로 파생된 이 같은 자리는 일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조직이라는 불균형적인 정부 조직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토대의 정부 조직으로는 현 정부가 춤범과 함께 공약해 온 부정부패 척결이 아무런 효력을 발생하지 못해 온 것은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깨끗한 정부와 공무원 그리고 국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정치는 재산 공개와 같은 모양새 갖추기식의 소극적 정화작업으로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결국 말뿐인 개혁은 그동안 누적되어 온 온갖 부정불의부패가 썩어 나라의 기둥이 뒤흔들리는 엄청난 사태를 연일 파생시켰고 우리 대통령은 국민을 향해 습관적으로 사과할 수밖에 없는 우스운 일들이 연속 상영처럼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의 결단은 작은정부 그 자체가 최종목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국민의 소망대로 국민의 살림살이가 정직하고 깨끗하고 믿음직스럽게 해내는 그런 정부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국민의 혈세를 축내지 않는 정부, 국민의 안녕을 책임지는 정부, 모든 사람의 인권이 존중받으며 모든 국민들이 진정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자랑스런 의식속에 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가는 정부를 우리 국민들은 진정 바라고 있다.
도덕이 무엇인지, 청렴이 무엇인지, 가장 사람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있는 그 자체로 보여주는 정부를 우리 국민들은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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