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정은 세상을 피해서 조용히 자신을 살피며 기도하는 일이라고 사전에는 쓰여 있다. 어쨌든 피정은 참 좋은 것이다. 그런데 요즘 그 피정이 색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흥미롭다.
요즘은「죽음」을 주제로 한 것이 꽤 많아서 유언장 쓰기를 비롯하여 관 속에 눕는 연습까지 꽤 다채로운 죽음연습이 주제로 많이 등장한다. 이 세상은 단지 나그네 길이고 죽음 후에 올 영생의 길 곧 내세가 있기에 희망을 가지고 살며 나그네 길을 가치 있게 보내기 위해「유언연습」은 아주 유익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얼마 전 어느 피정에서 유언장 작성하는 연습이 있어 직계 가족에게 보내는 나의 유언장을 마련한 것이 있기에 여기에 공개해 본다.
『나는 내가 이 세상에 살았던 것을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인 아내, 큰아들, 둘째 아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하여, 나에 대한 좋은 기억들을 되살려 장례미사의 사도 예절을 통하여 말해 주기를 바란다. 그 말들은 녹음 테이프에 수록하여 하나는 가족들이, 다른 하나는 내 무덤에 함께 묻어 주기를 바란다.
나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은 두 아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좋은 지침으로 삼았으면 한다.
다시 한 번 말한다. 나는 좋은 남편으로, 좋은 아버지로 기억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부디 주 하느님의 가르치심대로 굳건히 살기 바란다』
지극히 부끄럽고 이기적인 내용이었지만, 남은 여생이나 제대로 살아보자고 각오를 다지는 뜻에서 공개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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