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메마른 열대지방에서 살아가는 선교사들은 물 부족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풍토병과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기 위해 예방약을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하는데 약이 얼마나 독한지 위를 상하게 하는 것은 물론 시력이 나빠지고 청력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며 산다. 그들의 총장수녀가 아프리카 선교지의 수녀들은 시찰할때 수행했던 수녀님은 아프리카 여행 후 프랑스에 돌아와서 꼭 한 달만에 갑자기 돌아가셨고 또 한 수녀님은 아프리카 선교사로 파견된 지 6개월 만에 눈병을 얻어 프랑스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35세의 젊은 나이에 완전히 실명했다.
프랑스에서 온 35세의 수녀는 굉장히 젊고 너무도 귀한 존재이다. 대부분의 수도회마다 성소가 10~15년 동안 단 한명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의 수도회들은 아프리카에 파견하여 그곳에서 그들을 도와주고 또 성소자를 받아 자신들의 수도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선교사들은 어느 나라고 예외는 없겠으나 특히 아프리카 선교사들은 생명을 건 삶이고 그들의 정신은 투철하다. 기후와 음식, 질병은 물론 언어의 장벽속에서 그들이 그처럼 강한 의지로 살아가는 것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 때문이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그들 안에 강하게 살아있는 한 그곳의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힘을 그분께 얻고 풍습과 문화가 다른 흑인들을 진정 사랑하고 참으로 좋아했다.
며칠동안 중부 이북쪽에 위치한 우아이고이아 교구에 마리우스 우에드라오고 주교님의 초대를 받게 되었다. 다른 주교님이 이 교구에 방문오시면 방과 침대를 내주면서 극진한 대접을 해주셨지만 침대는 기울어져 떨어질 것 같았고 모기가 달려들고 더위는 기승을 부려 여전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 교구에 있는 동안 얼마나 친절하고 최고의 대접을 받았는지 모른다. 주교님 사무실과 책상과 의자가 얼마나 낡고 초라한지 우리나라 시골 어느 본당 사무실도 주교님 사무실 보다는 고급이다. 그곳엔 사무원도 없다. 이런 가난한 곳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으니 몸둘바를 몰랐다.
주교님은 내게 너와 너희 나라를 그리스도안에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또한 그곳 속담에 『땅콩 껍질 안에 든 물도 사랑하는 사람은 나누어 마신다』는 말이 있다. 주교님은 혼자 다 마셔도 목이 마르지만 시랑하기 때문에 나누어 마신다고 말씀하셨다.
그들의 풍습대로 가장 귀한 손님에게는 흰 닭을 선물한다고 하면서 내가 떠나올 때는 흰 닭을 선물로 주셨다. 어느 곳을 가든지 아프리카인들은 너무도 순수하고 인정 있고 작은 것에도 만족하면서 산다. 처음 이들을 만났을 때 비참하다고 느꼈던 나의 관념은 얼마나 물질적이었는지.
이들은 가난하지만 사랑할 줄 알고 기뻐할 줄 알고 기도할 줄 알며 섭리에 순종할 줄 안다. 이들의 가난과 고통은 결코 하느님의 저버리심이 아니라 과하게 낭비하고 욕심부리며 나눌 줄 모르고 감사할 줄 모르며 원망과 불평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무관심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풍부한 자원, 물 하나만 보아도 풍족히 쓰며 산다. 어디를 가나 물을 마실 수 있고 맑은 물로 씻을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는 한 컵의 물로 세수를 한다. 아니 세수가 아니라 물을 찍어 바르는 것이다. 물을 찍어 바르고 나면 세수수건이 필요 없이 그냥 마르게 둔다. 우리는 금수강산에서 태어나 아무런 지장 없이 숨을 쉬고 잠을 잘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력하면 굶어 죽지는 않는다.
그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땅에서 아무것도 거두지 못하고 굶주림 속에 살다 죽는다. 우리들은 소말리아의 참상을 신문과 라디오 TV를 통해 듣고 보았다. 이것은 사실이다. 소말리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여러 나라가 이렇게 굶어죽고 병들어도 약 한번 써 보지 못한채 죽어간다. 이들도 모두 하느님의 자녀요 우리의 형제들이다.
아프리카, 우리는 한 형제로서 우리의 것을 나누어야 할 때가 왔다. 우리나라의 적은 돈으로 큰 일을 할 수가 있다. 최소한 그들을 위해 과음ㆍ과식ㆍ낭비와 사치를 줄인 돈 1천원이면 그들에게는 큰돈이고 죽어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들이 그들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도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는 길이고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우리의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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