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죽어가고 있다. 모든 인간의 모태라고 불리우는 흙이 그 생명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속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단기적 증산마을 노린 일제의 수탈적 농업정책의 일환으로 이 땅에 화학비료가 처음 뿌려지고, 이로인해 약해진 작물의 병해를 극복키 위해 농약이 살포된 이래 우리 땅은 각종 독성 물질로 심한 몸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화학 물질의 사용량도 점차 급증, 1967년 40여만톤이던 비료 사용량이 87년에는 1백여만톤으로 20년만에 2·5배 증가했으며 67년 1만5천톤이던 농약 사용량은 87년 5만6천여톤으로 거의 4배나 증가돼 그 무서운 성장속도 앞에 거의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와함께 직접 농약을 살포하고 비료를 주는 농민들의 피해는 극심, 이제 그 한계점에 와 있는듯한 시점이다.
요즘은 연평균 1천2백여명의 농민이 농약중독으로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1985년에는 여자 4백55명을 포함 모두 1천5백61명이 농약중독으로 사망했는데, 이 통계는 의사의 사망진단서에 의한 자료이므로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쉽게 추정된다.
이같은 판에 땅에서 나는 온갖 먹을거리를 매일 수차례 대하는 소비자들의 건강이 온전해 지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은 극히 자명한 이치다.
밥과 채소에는 살충제·살균제·제초제가 섞여 있고 반찬엔 방부제·감미료·화학 조미료·착색제가, 가공식품엔 더욱 다양하고 많은 화학 첨가물이, 과일엔 성장 호르몬제·발암성인 낙과 방지제·고독성 살충제·살균제·제초제 등이, 해산물엔 중금속이 첨가돼 생명을 위한 본래의 먹거리 기능이 오히려 거꾸로 돼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해서 수입농산물을 먹을 수는 더더구나 없다.
수입 농산물은 집산·운송·보관이 장기간을 요해 그동안 엄청난 양의 살충제·살균제·방부제를 뿌려대는 판이니, 그래도 이 땅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오염정도가 덜하다고 평가되고 있는게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이윤을 추구하는 먹을거리의 생산자와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소비자 모두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연계와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일체 사용치 않고 햇빛과 별빛, 단비와 바람결, 땅속 양분과 미생물들의 협동작업으로 농사짓는 유기농법의 활성화에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
유기농법은 오염에 찌든 땅과 병 들어가는 농민과 소비자를 건강케 하는 확실한 농사법이다.
이 농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농민은 농심 그대로의 마음으로 농사 일에 전념하는 자세가, 소비자에게는 농민을 신뢰하고 유통과정이 순탄치 않더라도 다소의 불편함을 참고 구입의 길을 찾아 나서는 자세가 요청된다.
교회당국은 오늘날 극심해진 환경오염·먹거리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 농민과 소비자 모두의 생명력을 일으키는 유기농법의 활성화를 위해 힘을 쏟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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