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우리나라와 중국간에 이루어진 외교관계수립은 두 나라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게 되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와 중국과는 1949년 이래 계속돼온 적대관계가 완전히 해소됐다는 사실이다. 공동성명 제2항은 양국정부가 유엔헌장의 원칙들과 주권 및 영토보전의 상호존중, 상호불가침, 상호 내정 불간섭, 평등과 호혜 그리고 평화공존의 원칙에 입각, 항구적인 선린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다. 곧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의 적이었던 중국이 이제 우리와 우호협력관계를 맺게된 사실은 참으로 역사적이고 의의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 소연방의 해체이후 북한의 맹방으로서 우리에게는 늘 무력적화의 위협이 돼온 중국이 수교로 인해 그 위협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다. 공동성명 제5항은 남북한문제 해결에 중국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즉 중국은 한반도가 조기에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이 한민족의 염원임을 존중하고 한반도가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천명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양국간의 수교로 해소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리라는 전망이다. 공동성명 제4항은 양국간의 수교가 한반도 정세의 완화와 안정, 그리고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처럼 한·중수교가 두 나라와 동북아에 미치게 될 크고 많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오랜 우방인 대만과 단교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은 참으로 유감스럽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익과 명분을 중시하는 국제질서의 냉혹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비록 대만과 국가간의 공식관계는 끊어졌다 하더라도 민간차원의 관계는 변함없이 이어져 나가 야할 것이다.
이제 한·중수교와 가톨릭교회와의 관계에 대해 눈을 돌려 보자. 주지하는 것처럼 현재 중국에는 지하가톨릭과 애국가톨릭 등 두개의 가톨릭교회가 공존하고 있다. 교황청과 중국과의 관계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언제 가톨릭교회가 하나로 일치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으로 남아있다.
한가지 다행스럽게 여겨지는 것은 한·중수교가 정치·경제분야의 활발한 교류와 함께 문화분야, 그중에서 종교적 측면에서도 교류와 협력의 장을 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가능성이다.
이제부터는 인구12억이 중국이 우리의 선교대상이 되며 가깝게는 중국내 길림성과 흑룡강성에 집중거주하고 있는 2백만명의 우리 동포들에게 복음이 전해질수 있는 길이 트인다는 사실이다. 이들을 통해 북녁땅에도 복음이 전파되고 남북이 평화통일을 앞당기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예측 해본다. 이 예측이 실현될 수 있기위해 한국교회전체의 발빠른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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