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느 성당엘 가나 신자들은 대가 「매일미사」 책을 가지고 미사에 참례한다.
이 「매일미사」는 신자들이 책의 이곳 저곳을 넘기지 않고도 편안하게 해당 대목을 찾아볼수 있기에 모든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사제와 호흡을 맞춰 미사에 참여케 하는데 큰 공헌을 하고있다. 아마도 이 책을 당초에 기획할 때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었음직하고 사실상 상당한 효과를 보고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그동안 이 책을 두고 신자들 간에 꾸준히 있어온 말들은 이 시점에서 한번 음미해볼 가치가 있기에 이난을 빌어 몇마디 하고자 한다.
우선 이 「매일미사」는 월 단위로 사용하고 버려야 하는 1회용이란 점이다. 이책을 정성스레 모아 3년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말인즉 헷갈려서 다시 쓰기가 어렵고 그래서 애써 모아둔 것을 다 버리고 새로 사쓰게 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1회용일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물론 불편하더라도 정성스레 찾아가면서 보면 결코 못 쓸바는 아니지만 그러나 이 책은 본시부터 1회용으로 만들어졌음을 그 구성에서부터 엿볼 수가 있다.
여기서 우리는 보고 난「매일미사」를 휴지통에 버리게 되는 신자들의 부담스런 기분과 반복된 행위로 무관심하게 되기까지, 그래서 1회용 컵이나 젓가락을 쓰고 버리는 것과 같은 그런 지경이 되버리는 것을 조심스럽게 경계해야 한다.
요즘 범국민적 관심사이며 우리 교회가 적극 동참하고 있는 자원절약운동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속한 본당을 예로 들어 보자. 신자수가 3천8백여명인데 「매일미사」가 9백여부 소모되는 것을 기준으로 생각해본다면 대충 4·2인당 1부 꼴이며 이는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세대 1가구당 1부씩이 해당되는 수이다. 이를 전국 3백만이나 되는 전체 신자 수로 놓고 본다면 엄청난 부수가 발행되고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엄청난 양이 매월 폐기처분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버리지 않을 「매일미사」를 만들 수는 없을까?
중복되는 부분, 신자들이 거의 보지 않는 부분, 사제만 보는 부분등을 고려하고 책의 크기와 지질 등을 잘 연구하면 1년에 2권 정도로 두고 두고 볼 수 있는 좋은 「매일미사」 책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1회용 컵 신세의 「매일미사」는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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