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간 사제 교류가 머잖아 실현될 전망이다. 교구간 공식적인 사제 교류는 서울대교구가 사제 파견을 희망하여 온 인천교구의 요청을 전체 사제총회 자리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함으로써 조만간 실현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천교구가 서울대교구에 요청해 온 내용은 3~4명 정도의 본당 주임급 사제 파견이다. 대충 사제서품 후 5~10년 이상의 사제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구체적인 대상 범위와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바람직한 인적 교류가 아닐 수 없다.
인천교구가 서울대교구에 주임 신부급 사제 파견을 요청한 것은 사제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기준 교세 통계에 의하면 인천교구의 신자 수는 전국 14개 교구(군종교구 제외) 가운데 서울, 수원, 부산, 대구에 이어 다섯 번째 규모이다. 그러나 교구 소속 사제 수(수도회 및 외국인 제외)는 79명에 불과, 14개 교구 가운데 끝에서 다섯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인천교구의 교구 사제 1인당 신자 수가 3천3백50명에 달하여 14개 교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인천교구의 교구 사제 1인당 신자 수는 2위인 서울대교구(2천3백5명)보다는 1천 명 이상 많은 것이며 전국 평균(1천7백50명)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그리고 본당 수에 대비한 인천교구 사제 수는 1.3명에 불과, 14개 교구 가운데 가장 열악한 상태이다. 그 반면에 서울대교구는 1개 본당에 약 3명의 사제를 확보, 14개 교구 가운데 본당 수 대비 가장 많은 사제가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제반 통계 현황이 인천교구가 서울대교구에 사제 파견을 요청한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서울과 인천교구는 지역적으로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일 관구 소속이라는 점에서도 교류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구간 사제 교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간의 사제 교류는 개인적인 원의에 따라 단편적으로 이루어진 것일 뿐 이번과 같이 교구에서 정식적으로 요청한 사항을 해당 교구가 이를 공론화하여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것과는 차이가 큰 것이다.
서울-인천간 사제 교류 추진을 계기로 이 같은 일방 지원 외에도 쌍방간 교류까지도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교구간 사제 교류는 애당초 한 뿌리(조선교구)에서 파생된 근본을 재확인하고 교구간 두터워져만 가는「교구벽」을 허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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