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부산교구 원로 사제인 한도준(마태오) 신부가 1930년 덕원신학교 재학중 교지에 발표했던 글이다.
한도준 신부는 덕원신학교를 졸업 사제로 서품되어 사목활동을 하시던 중 6ㆍ25를 계기로 남하하여 충남지역에서 15년간 본당사목을 했으며 1967년 부산교구 소속으로 입적하여 사목하다 은퇴하신 분이다.
본보는 이 글을 수회에 걸쳐 나눠 싣는다.
북간도 천주교 전래 40주년을 맞아 연길교구는 경축행사를 1936년 8월24일~26일까지 3일간 용정에서 성대히 베풀었다.
이 경축행사에 서울대교구서 원 주교님께서 오셨고 신경교구에서 고 주교님께서 오셨고 원산교구에서 홍원장 신부님을 비롯, 신부님과 수사님 10여 분이 오셨고 여러 교구에서 신부님 50여 분 가량 오셨고 2만 명의 신자들이 참가했다.
이날 경축사에서 처음으로 12명의 사도가 1896년에 북간도로 들어왔고 북간도 전역에서 하느님 말씀을 전파하였다는 사실을 발표했는데 그때까지 생존하여 경사에 참석한 분은 단 두 분뿐이고 열 명은 이미 돌아가셨던 것이다. 두 분 중 한 분은 한흥선(요셉) 할아버지시고 또 한 분은 장 할아버지신데(이름 본명은 기억치 못함)그의 아들은 나와 해성학교 동창생이고 미사 때 복사친구였다. 후에 신부가 되어 회령본당 보좌로 가셨을 때 회령 해성학교 선생으로 있어서 자주 만나고 서로 반기곤 했다.
한흥선씨는 40세에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고 첫 아들을 신학교에 보냈는데 1936년 4월에 신부가 되어 용정본당의 보좌신부로 부임하였다. 한 필립보(윤승) 신부는 김 클레멘스(충무ㆍ작고)신부와 함께 덕원 신학교의 제1회 졸업생이요 연길교구에서 첫 한국신부였다.
신우지에 발표된 12사도 이야기는 멀리 1884년 고종 21년에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의 3일천하 정변이 실패하자 개화당 일당들이 관군에 쫓겨 도주하는데서 부터 시작한다. 개화당의 한 분이 자기 부하 12명을 거느리고 낮에는 산중으로 밤에는 길을 찾아 북으로 북으로 원산을 지나 청진을 거쳐 무산 산 속에 은거하였고 그곳에서 산을 개간하고 움막도 짓고 삶터를 마련했다. 고생 중에 어언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정변을 일으키다 실패하였으니 마음의 병도 들고 몸의 병도 생겨 운명하게 되니 제자들을 불러놓고 유언을 하였다.
『내가 죽거들랑 너희들은 원산에 찾아가서 천주교 신부를 찾아라. 그리고 천주교를 믿으라. 너희들이 안심하고 살 곳은 북간도 땅 뿐이니 거기 가서 천주교를 전하고 넓은 땅을 개간하여 편히 살아라』
이런 유언을 남긴 후 4, 5일 후에 돌아가셨다. 그들은 서로 모여 의논한 뒤 선생의 뜻을 받들기로 하였다. 먼저 두 사람을 뽑아 원산으로 가게 하였다. 좁쌀과 보리쌀을 짊어지고 20일만에 원산에 도착, 신부님을 뵈었다. 청진 근방 고무산에서부터 1천3백리 길을 걸어서 찾아온 것과 선생의 유언을 신부님께 전해 드렸더니 신부님은 무척 반가워 하였다. 침식에 대해서도 걱정해 주시며, 교리서와 신공책 묵주 등을 주며, 부지런히 배우라고 하셨다. 세월이 가는 줄도 모르고 교리서와 신공책에만 전심전력하였다. 20여일 지나서 신부님은 그들을 불러 찰고를 하였고, 세례를 받아 고무산으로 돌아왔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들을 통해 교리를 배운뒤 원산에 가서 신자가 되었다. 20명이 모두 영세는 하였으나 고향생각 부모, 형제를 버리고 갈 수 없다고 서로 갈려서 결국 20명만 북간도로 향하였다.
1910년에 일본한데 나라를 빼앗긴 후 동포들은 자유를 찾아 북간도로 이사 온 이들이 많았다. 그때만 해도 북간도는 넓은 평야가 많았고 해룡강 토문강 유역은 미개척 지대가 많아서 높은 데는 밭을 일구고 낮은 데는 논을 만들어 부자동네가 많았다. 후에 독립군이 생기고 용정에는 독립운동을 목적으로 세운 중학교가 셋이나 있었다. 대성, 동흥, 영신중학교 들이다.
북간도에는 유달리 독립 단체가 많았고 그들을 돕는 동포들도 많았다. 넓은 평야를 개간하여 풍족하게 추수를 하니 매호 쌀 두 세가마니 공출하는 것은 예사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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