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거룩한 사순시기이다. 교회는 이 기간 동안 어둠을 이기고 가장 밑바닥에서 영광된 부활의 길에 이르신 예수 그리스도의 길로 사람들을 이끌며 또다시 새 출발을 한다.
이 기간 동안 신자들은 회개와 보속, 극기와 단식 그리고 이웃 사랑을 전통적으로 실천해 왔다.
신자들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보잘 것 없는 모습의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며 벙어리 귀머거리, 장님, 사지가 잘린 장애자 등이 생활하는 시설을 찾거나 성금을 전해주는 아름다운 관습을 이 사순시기동안 더욱 열심히 펼치고 있다.
근래 우리나라에는 적나라하게 노출된 교육계 및 의료계의 비리를 비롯 부정부패가 각계각층에서 드러나고 있지만 새정부 출범과 함께 전 국민이 마음을 일신할 것이 기대되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때 맞는 사순절은 신자들에게 의미가 더욱 크다. 신앙인들은 결코 비리에 개입되거나 간접적으로라도 관여하는 일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이밖에 금년 사순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국가적인 차원의 것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것이다. 그것은 하느님이 창조하셨고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셔서 생활하셨을 뿐아니라 창조의 완성, 구원의 구체적인 도장이 될 것이며 현재도 되고 있는 이 지구가 조금만 더 늦어지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이 병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 11개국의 주교ㆍ신부 및 각계 전문가 40여 명도 이 문제에 대한 세미나를 마치고 각국의 주교회의는 환경보호를 위한 활동계획을 수립, 본당 및 기관ㆍ단체가 적극적인 활동을 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미국 밀워키대교구가 주관한 공개토론회에서도 『신자는 지구의 위기에 대처하라』면서 환경보호는 이 시대 신앙인의 소명이라고 결론지었다.
재론의 여지없이, 환경보호활동은 지구에 대한 사랑이며 이는 곧 폭넓은 이웃사랑이자 바로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다.
한 사람 혹은 계층, 국가가 자원을 풍요롭게 사용할 때 또 다른 쪽에선 가난과 죽음의 재앙을 맞게 된다는 것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바다. 비옥하고 광활했던 대지가 사막으로 변한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호주 등지에서의 재앙은 바로 절제를 생활화하지 않는 이에 대한 경고다.
교황께서는 이 같은 이유로 자원을 존중 않는 마음, 자원을 남용하는 이는 범죄를 자행하는 이라고 지적했다.
사람에 대해서건, 자원에 대해서건 사랑은 가까이에서, 작은데서 부터 시작한다. 자! 일어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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