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으로 연중 마지막 주일 전 주일은 평신도 주일이다. 따라서 금년도 평신도 주일은 11월 13일 주일이며, 27번째로 맞이하는 평신도 주일이다. 평신도 주일은 전 세계 교회 공동체 속에서 모든 평신도들이 다함께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과 사명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신앙을 새롭게 다짐하는 날이기도 하다.
무릇 지상교회의「하느님 백성」은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로 대별된다.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는 다 같은 하느님의 백성이며 자녀이다. 그러나 그 직분상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의 역할은 크게 차이가 난다.
소수 그룹이지만 성직자는 교회의 전례와 사목에서 주요 임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직분상 평신도보다 상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도들을 가르치고 훈육하면서 구원의 길로 안내하는 목자적인 역할로 인하여 존경하는 직분이기도 하다.
반면에 평신도는 절대다수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그 기능상 보조자 역할만이 강조되면서, 교회 내 모든 역할에서 성직자에게 의존하는 피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평신도의 위상을 되찾고 정체성을 확인시켜 준 것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이다.
평신도들에게 이러한 의식을 일깨워 주는 평신도 주일 역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설정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는 평신도의 위치와 역할이 교회 내에서 제 자리에 있지 못하였음을 실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 내 평신도의 위상은 크게 바뀌었다. 평신도사도직협의회라는 명칭으로 교구와 전국 단위의 평신도 단체들이 조직되어 능동적으로 활동하면서 오늘의 교회를 생동감 넘치는 교회로 탈바꿈시켜 놓은 것이다. 교회 구성원의 절대다수인 평신도의 의식변화 없이는 교회는 구태를 벗어날 수 없음이 이러한 평신도 사도직 활동을 통하여 너무나 자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도처에서 평신도의 능동적인 교회 참여와 의식 개혁에 역행하는 구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이 교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본당이나 단체, 나아가서는 교구 행정에 이르기까지 평신도들의 중지와 지혜를 모아서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분야에는 평신도 전문가들의 역량이 더욱 집중되어야만 한다.
평신도 주일은 교회 내 모든 분야에서 평신도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평신도들의 전문성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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