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1만 5천명의 천주교 신자가 생존해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 사실은 북한선교위원회 위원장인 이동호 아빠스가 8월 26일 제3차 동아시아 평신도회의에서 「북한교회의 현황과 한국교회의 북한선교노력」에 관한 강연에서 밝혀진 것으로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아빠스는 6ㆍ25동란전 5만명을 헤아리던 북한교회 신자중 지하로 잠적한 수는 희생자와 월남자들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1만 5천명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친척을 방문하고 돌아온 연변동포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이 밝힌 이 아빠스는 북한의 신자들은 드러나지않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녀들에게 유아세례나 유언 등을 통해 신앙을 전해주고있다고 한다. 또 중국을 방문해 비밀리에 세례를 받거나 고해성사를 받는 신자들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증언들을 통해볼 때 동토(凍土)의 땅 북녁에서도 신앙의 뿌리만은 근절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6ㆍ25를 통해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종교말살정책, 그중에서도 천주교에 가한 박해가 얼마
나 잔인하고 혹독했는가를 돌이켜보면 그런속에서 지금까지 신앙을 지키고있는 북한 신자들은 마치 순교자와 같은 신앙생활을 해오고있다고 말할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평양에 장충성당과 많지않은 신자들이 있지만 이들이 과연 적법한 세례를 받고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인가하는 점은 의문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중국에는 애국가톨릭과 함께 지하가톨릭에도 많은 성직자들이 있어 지금도 가끔씩 그들에 대한 탄압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북한에는 생존한 성직자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알려지지 않고있으니 북한교회 실상은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신앙을 이끌어줄 목자 한사람 없이, 또한 친교와 사랑을 나눌 집회 한번 못한채 늘 숨어서 불안과 초조함속에서 혼자 외롭게 40년이상 신앙을 지켜오고 있다면 그들의 신앙심이 얼마나 깊은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 그들은 목자를 모시고 미사를 봉헌하며 성가를 목청껏 부를수 있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 신자들의 숙원을 한시바삐 풀어주고 북한의 교회가 활력을 되찾아야 할텐데 어두운 그림자는 아직도 걷히지 않고 있다. 현재 남북간에는 총리수준의 고위급회담을 비롯 정치ㆍ경제ㆍ군사ㆍ체육ㆍ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회담이 진행 중이고 실지로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종교분야만은 냉동상태가 풀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남북간 다방면에 걸친 대화와 최근 한ㆍ중수교화 그에 따른 주변정세의 변화등은 북한이 종교분야에서도 개방을 끝까지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보게 된다.
바로 이런때일수록 북한선교위원회를 중심으로한 남한교회의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북한선교전략의 수립 및 실천이 긴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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