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럽을 여행하는 길에 로마에 들러 세계적인 고적 지하묘지 (까따꼼바)와 원형경기장 (꼴로세움) 을 보게 되었다. 초기 크리스찬들이 순교한 곳이기에 감회에 젖은 마음으로 순례하고 있는데 깜짝 놀라운 것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우리나라 휴거종말론자들이 붙인 스티커가 입구, 벽, 나무 할것없이 군데군데 붙어 있었다. 정말 분노심을 일으키는 추태였다.
초기 신자들이 목숨을 바친 성지에, 그들의 넋이 있는 그곳에까지 그러한 스티커를 붙여놓았으니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사이비 광신자들의 감언이설에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망신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큰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이렇듯 시한부종말론이 날이 갈수록 국내외를 떠들썩하개 하고 있다.
광신적인 휴거론자들은 10월 28일이란 달반 남짓한 날짜까지 정해놓고 많은 사람들을 혼란ㆍ현혹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사태는 계속 확산되는 느낌이 든다.
문제는 휴거 선동자들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학업을 포기하고 가출하는 청소년들이 있는가 하면 사업도, 직장도 가정도 포기하고 심지어는 낙태와 자살에까지 이르고 있으니 참으로 사회의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행히 휴거와 세상종말론의 어불성설에 대한 지난 6월 가톨릭신문에 집중 보도된 이후 국내 각 언론기관에서도 그 부당성을 심층취재, 보도하고 있다.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이 무리들과 문제들에 대해 신학자들이나 각계 어른들의 의견을 개진하여 계몽하고 있는 각 언론사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러나 각교회나 언론사들은 사법권이 없어 이러한 문제들을 계몽하고 여론화시킬 뿐이다.
법치국가인 이 나라의 정부당국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처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10월 28일에 휴거와 1999년에 종말이 오지않는 것은 분명한데.
또한 이날을 전후해서 올사회혼란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사회혼란은 국가 안녕질서를 해치며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때에 말도 안되는 이러한 휴거종말설을 보고 듣고만 있을 것인가? 정부당국은 미온적인 제재만을 할것이 아니라 선량한 많은 청소년과 가정을 위해 과감하게 대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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