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도처에서 천재지변과 인재(人災)의 아픈 소식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는 시점이다.
지진ㆍ해일ㆍ화산분출의 자연재해에다 내란ㆍ전쟁 등의 인재(人災)가 겹쳐져 수많은 이가 목숨을 잃고 난민ㆍ이재민의 수가 급증해가고 있으며 아프리카에는 오랜 가뭄으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수백만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는 보도는 또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매년 세계 각지의 재난에 기민하게 대처해 온 유엔ㆍ미국ㆍ유럽 각국의 구호단체들도 근래의 재난은 워낙 연속적으로 또 대형에다가 상황조차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디부터, 어떻게 손써야 할지를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외신보도들은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짐작케한다.
세계의 재난에 누구보다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피해주민이 겪는 아픔을 함께 지니면서 구호의 손길을 신속하게 펴 왔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5만명이 넘는 인구의 거의 전체가 굶어 죽을 위험에 처해진 아프리카 북동부의 소말리에 성금을 보내는 한편 이미 특사를 파견, 게릴라들일 활개치는 그 땅에서 효과적으로 구호활동을 펴도록 모색케 했다.
이같은 시점에 이르러 한국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전국협의회는 정기총회를 열고 해외의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원조활동을 강화키로 하는 한편 본격적인 해외원조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해외원조기구」설립의견도 제기됐다는 보도는 참으로 기다려온,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해외로 원조활동을 강화하자는 의견에 반대하는 이도 많은 게 사실이다. 이들의 주장은 국내에도 아직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도 많을 뿐아니라,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구호활동을 펴지 못하고 있는 실정 등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국민 1인당 GNP가 5천달러가 되면 해외원조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인데, 한국의 경우, 이미 6천불을 넘긴 현실에서 굶어 죽는 모습을 보면서 외국인이라고 버려둔다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또 해외원조를 본격으로 전개하게 되면 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공식 기구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간헐적이고 교구별, 단체별로 이뤄지고 있는 원조를 한국교회 차원의 상설 기구를 만들어 운용하면서 교황청ㆍ유엔ㆍ미국ㆍ유럽등지의 해외원조기구들과 연대를 가지고 필요한 지역에 직접 조사단을 파견하면 실상 파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복지위는 해외원조기구가 설립되도록 준비하는 한편 교계에서는 효과적인 기구가 되도록 성원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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