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가 금년도 평협의 제1과제로 「우리상품쓰기 운동」을 설정하고 이를 범교회적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4개항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외국산 술ㆍ담배 안마시고 안피우기 △우리 농산물 이용 △자녀들의 외제학용품 사용금지 △ 우리상품쓰기 운동을 이웃에 널리 전한다 등이다.
서울평협은 이 운동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앞으로 웅변대회와 문예작품 공모,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상품쓰기 캠페인은 올해 처음 시작하는 운동이 아니다. 몇 해 전부터 시작한 이 운동을 금년에도 계속하고 또 펑협의 제1과제로 내세운 것을 보면 우선 이 운동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아울러 이 운동이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한 운동임도 동시에 깨닫게 한다.
자칫하면 우리상품쓰기 운동은 지금처럼 우리 상품의 수출 의존도가 높고 우르과이라운드 협상 내용을 각 국이 수용해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자국 이기주의 행위로 비난받을 수 있다. 곧 자기나라 상품도 다른 나라에 내다 팔면서 외국상품은 사지 말라고 하면 이는 국제상도의상 건전치 못한 행위가 된다. 내 나라 물건을 외국인들이 사주면 우리도 외국 상품을 사주는 것이 현명의 원칙에도 맞는다.
그런데도 서울평협이 계속해서 우리상품쓰기를 강조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봐야한 한다. 그것은 우리 국민이 외국상품을 지나치게 선호하고 과소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외제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위화감도 문제가 되지 않을수 없다. 나아가 외제사용의 확산이 국가경제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다.
언젠가 서울 어느 국민학교에서 각 가정의 외제물건 사용여부를 조사해본 결과 소수를 제외하고는 집안에 외제가 없는 집이 없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 외제를 사용하지 말자고 띠를 두르고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 집에 외제가 판을 치고 있더라는 얘기도 있었다.
밖에 나와서는 국산품 애용을 부르짖고 집에 들어가서는 외제를 애용하는 모순과 부조리를 없애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의식 개혁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실지로 외제상품이 값도 국산에 비해 저렴하고 질도 더 낫다면 외제를 사 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외제에 비해 질도 떨어지고 값도 비싼 국산품을 살리려는 투철한 애국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고 기업들도 양질의 상품을 개발하고 가격을 낮추는 일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즉 국민에게 저질의 비싼 국산품을 애용하도록 무한정의 인내를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평협의 우리상품쓰기 운동이 실효를 거둘 수 있기 위해서는 이 운동에도 동참하는 사람들이 먼저 외제를 쓰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교회 내 지도층부터 이 운동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운동은 말이나 구호가 아닌, 실지의 모범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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