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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본당에서 약 20Km 떨어진 창원군 진동면 요장리 가르멜 수도원을 찾았다.
새소리도 들리고 녹음이 무성한 숲속에 위치한 수도원은 지상낙원처럼 깨끗이 단장되었다. 나는 피정이 무엇인지 용어의 정의도 모르고 여러 신자들과 함께 어울려 편안히 쉬러 온 것으로 생각하고 6월의 푸르런 녹음을 만끽하면서 잔득 기대에 부풀었다. 오랫동안 휴식을 취하자 저녁 7시 묵상 기도를 하기 위하여 신자 일행과 함께 소성전에 들어갔다. 8명의 수사님들과 함께 시작되는 묵상기도는 적막과 고요 속에 모두가 말이 없이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하는데 나는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남이 하는 대로 무릎을 꿇어 앉아 있었다. 피정인지 골병인지 죽을 지경 속에 지루한 한 시간이 지났다.
묵상기도를 마치고 나는 대부님에게 또 묵상기도를 하느냐고 물었다. 대부님께서는 밤 9시에 또 1시간30분 동안 묵상기도가 시작된다고 말씀하셨다.
나를 바라보시던 대부님께서 『요셉이 힘들지? 기도는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하느님께 스스로 바치는 것이며 자네 보다 약한 여자 신자들도 다 견디고 있잖아』하시는 말씀에 다리 아프다 말도 쑥 들어가고 부끄러웠다. 대부님께서는 묵상 기도는 가끔 집에서도 할 필요가 있고 신앙생활을 하는 데 좋은 표본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밤 9시 같이 간 일행 남녀 모두가 시작하는 묵상기도는 나만이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기도는 고사하고 자꾸 손목시계가 들여다보였다. 이런 마음속에서 40분이 지났다. 그 후부터는 뻑지근하게 피가 통하지 않던 다리가 아픈 것도 모르겠고 안 아픈 것도 모를 정도였다.
나는 그때부터 지루함도 잊은 채 내가 태어나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살아 왔는가 정리해볼 수 있는 반성의 기회를 가지기 시작했다.
잠시 생각하는 동안 밤 10시30분 기도시간이 끝났다. 처음엔 지루했지만 차츰 적응이 되었다. 다음날 새벽 5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온 몸이 뻑지근하게 아프고 피로가 쌓였다. 6시 묵상기도가 시작된다. 다리를 펴도 아프고 꿇어도 아프고 감각을 알 수 없었다.
이번 피정에서의 한 시간 묵상기도는 나에게 최대한의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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