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란 예수님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신 사람들을 말한다. 박해를 받다가 죽으신 분들이 모두 103위. 하지만 이 밖에도 많은 분들이 예수님을 믿다가 복음을 전하다가 그리고 사랑을 실천하다가 박해 속에서 죽으셨다.
103위 순교자에 오른 분들 중의 한 분 나와 본명이 같은「성녀 정정혜 엘리사벳」이라는 한국 순교 성인을 소개한다.
정정혜 엘리사벳은 유명한 순교 일가인 정씨 집안 중에서 마지막으로 성인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이분의 가족은 부친 정약종, 모친 유소사 체칠리아, 큰오빠 정철상 가롤로, 오빠 정하상 바오로이다. 모두 조선 천주교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순교자들이었다.
박해가 일어났을 때 그녀는 교우들을 격려하고 위하는 한편 자신도 전보다 더욱 열심으로 순교할 준비를 하였다. 오빠와 함께 7월 11일에 체포되어 배교 유혹을 받았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7회의 심문과 혹독한 고문을 받았으며 곤장도 3백 20대나 맞게 되었다.
10월 2일 형조로 이송된 그녀는 12월 29일 서소문 밖에서 참수되어 순교하였다. 그때 나이는 43세였다.
나는 이 책에 나온 정 엘리사벳의 말이 특히 인상에 남았다. 그 중에서 고문을 받으며『천주와 성모 마리아의 특별한 도우심으로 오늘날까지 무사히 살아왔으니, 적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괴로움을 이겨냄으로써 그분들에게 감사해야 하겠다』
이 말이 가장 머릿 속에 남아 있다. 내가 만일 2백 년 전에 태어났었더라면 어떻게 하였을까? 나는 곤장 1대만 맞아도 배교하였을 것이다. 정말 103위와 그 외의 알려지지 않은 순교자들은 모두 용기가 있었던 사람인 것 같았다.
예수님께서『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고,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살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예수님의 말을 실천하신 분들이 바로 우리의 자랑스런 순교 성인들이시다.
이 분들을 위해 많은 기도를 예수님께 드려 죽으신 한국 순교 성인들의 입가에 미소가 띠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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