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단기 사병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그래도 모두들 머리 속에 두 글자로 진하게 남아 있는 이 방위제도가 이제 없어진다지요? 무척 섭섭합니다. 저 역시 방위병으로 월남까지는 못갔었어도 노란 완장 차고 동네를 휩쓸고 돌아다녔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쓸 데 없는 생각도 혼자서 해보았었습니다. 방위제도 존속을 위해서「방위권 생존을 위한 전국 방위제도 수호위원회(?)」를 조직해서 방위제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청와대와 국방부에 압력을 넣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전국 방위동우회(?)」를 조직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엔 별의별 단체가 다 있고, 특히 해병 동우회와 ROTC 동우회가 열심히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왜 유독「방위동우회」는 없단 말입니까? 방위 출신 여러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이 신문을 보시고 계신 방위 출신께서는 모두 여의도 광장으로 모여서 방위애(?)도 함께 나누고 방위제도 존속을 위해서 뜻을 모아 봅시다!
우습죠? 현역 갔다 오신 분들. 제가 생각해도 상당히 웃기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이 방위병제도가 우리나라 주일학교 교육에 끼친 영향이 너무도 지대하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아마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교사들 중, 더욱이 남자 교사들 중 방위병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는 훨씬 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본당은 지금은 아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초등부, 중고등부 다 교감이 모두 방위였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많은 교사가 방위병 생활을 하면서 아주 열심히 주일학교 교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 역시 방위병을 하면서도 교사를 했습니다.
군대 생활 자체가 좀 건조하고 단순하기 때문에 방위병 교사가 많은건지, 아니면 교사를 하다가 방위가 되니까 여건이 허락돼서 계속 하는 건지 몰라도 하여간 방위 교사가 무척 많습니다. 그래서 가끔 제목과 같은 논문이 언제쯤 나올까, 아니 내가 한 번 써봐야지 하는 아주 쓸 데 없는 생각을 혼자 하곤 하지요. 여하튼 남자라면 누구라도 한 번 다녀와야 하는 군대를 집에서 다닐 수 있고 또 주일학교 교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현역은 국가를 위해서 시간을 보내지만 방위는 국가와 교회 두 곳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아주 훌륭한 사람들(?)이 아닐런지요? 그런데 역시 아니겠지요. 그래도 방위병은 방위병. 나름대로 시간 내서 교사 활동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가 보더군요. 더욱이 쫄병 때는 더 그렇겠지요. 하지만 방위 이전에 교사이고 싶은 마음이 있고, 「조 방위!」이렇게 일주일을 불리우다가「마리노 선생님」이렇게 불리움을 받으니까 신나서 더 열심히 교사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또 생각해 봤습니다.
어쨋든 이 방위병 제도가 없어진다니 이제 우리나라와 또 우리 교회 주일학교는 누가 지키겠습니까! 방위 출신 여러분 그리고 거기다가 교사를 하신 여러분, 우리 모두 여의도에 모여서 방위병제도 수호를 위해 총궐기하고 방위병이 우리 교회 주일학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같이 밤새 토론해 봄이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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