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기계만능주의로 흐르다 보니 가장 중요한 성사의 하나인 고해성사마저도 컴퓨터에 의존하게 된 시대가 도래한 모양이다.
지금 미국 보스턴 거리에는 발명가 그레그가비가 고안한 고해성사용 컴퓨터가 첫 선을 보이고 있는 중이라 한다.
이 컴퓨터는 2달러의 동전을 넣고 자신의 죄를 입력시키면 5분 안에 보속을 내려준다는 것이다.
친구의 차를 훔친 어떤 사람이 자기 죄를 입력(고백)시키자 이 컴퓨터는「성모 마리아」를 25번 찬양하고 1백 달러를 기부하라는 보속을 내렸다고 한다. 이것은 신성한 고해성사를 한낱 장난에 지나지 않는 오락 정도로 취급하는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고해성사용 컴퓨터를「고해성사 자판기」라고 비꼬는 사람도 있다. 그럴 듯한 해석이란 생각이 든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길거리 한 모퉁이에 서 있는 자판기에서 뽑을 수 있는 한 잔의 커피처럼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엄숙한 고해성사라는 것을 천주교 신자라면 모를 리 없겟지만 고해성사를 기계에 의존해 보겠다는 그 발상 자체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고해실에서 자기 죄를 자세하게 고백하고 신부님을 통하여 내려주시는 천주님의 보속에 승복하며 천주님의 큰 은총에 감사하는 그 고해성사의 엄숙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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