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정답…★
신학교에서 교회사를 강의하시는 신부님의 평소 지론은 교회사를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사를 두루 섭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학기 말 시험문제를 출제하시며 빈 칸을 채워넣는 보너스 문제를 하나 냈다.
「1914년에 독일로부터 최후 통첩을 받은 벨기에 외무장관은?」이라는 문제였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답을 쓴 신학생은 단 한 사람 밖에 없었다.
그래도 신부님은 당시의 벨기에 외무장관의 이름을 알고 있는 신학생이 있다는 게 무척 대견스러웠다.
그러나 빈 칸에 적힌 답을 읽어보시던 신부님은 그만 실망하고 말았다.
그 빈 칸에는「혼비백산했다」라고 적혀 있었던 것이다.
★…헌 금…★
어느 주일미사 때의 일이었다.
본당 교우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던 신부님께서 천 원 짜리와 오천 원 짜리로 백만 원을 헌금 광주리에 담아 돌리시며『이 돈은 교회의 인성회 기금에서 나온 것입니다. 제가 사제로 생활하면서 지금껏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하고 선언하시고는 교우들에게 부끄러워 말고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집으라고 권했다.
그러나 광주리가 다 돌고 난 다음에 들여다보니 그 속에는 그것을 돌리기 시작했을 때보다 67만 원이 더 많이 담겨 있었다.
★…피아노 도둑…★
20여 년 지난 일이다.
어느 교구의 S본당의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어느날 트럭 한 대가 들어오더니 몇몇 장정들이 유치원의 피아노를 들어내고 싣고 있었다.
유치원 담당 수녀님은 마침 2층 사제관 베란다에서 물끄러미 내려다보시는 신부님을 보고는 속으로「본당 신부님이 아마 시키신 모양이지? 그건 그렇고, 그래도 그렇지. 나에게는 한 말씀도 안 하시구? 이건 너무했어」라고 생각하시고, 신부님은 신부님 대로 피아노 꺼내는 현장에 담당 수녀님이 계시니「피아노가 무슨 탈이라도 났나 보지? 그건 그렇고,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 비싼 피아노를 옮기기까지 하면서 내겐 말도 한 마디 안 하다니」하고 내심 불쾌하게 여기셨겠다.
신부님과 수녀님의 입회(?)하에 이루어지는 합법적(?)인 중대사인지라 수위 아저씨는 그들을 공손히 인사까지 해서 보냈는데 그 뒤로 그 피아노의 행방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음 악…★
본당에 교육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모금을 하는데 영 접수 상태가 시원찮아 본당 신부님이 화가 나셨던지 성가대 지휘자에게 당부를 하신다.
『내가 오늘 교육관 건립을 위한 특별강론을 할 예정인데 강론 후에 바로 1백만 원 이상씩 신립하실 분들은 일어서 보라고 할 터이니 그때 적당한 음악을 하나 연주하세요』
『적당한 음악이라니요? 어떤 음악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애국가를 부르면 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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