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경비실을 지키고 있는 경비원 아저씨. 툭 튀어나온 배하며 무뚝뚝하고 퉁명한 데다 거만스러워 보여 별로 호감이 가는 인상이 아니다.
매일 지나치면서도 되도록이면 얼굴을 외면하고 지나가던 어느 날이었다.
전에 언젠가 본 청년 둘이 경비 아저씨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혹시 어느 집을 찾아온 청년이 아닌가 하며 물어보려고 하는데 경비원 아저씨와 얼굴이 마주쳤다.『아주머니 안녕하세요』하면서 청년들을 소개했다.
『얘들아 인사드려라. 내가 늘 신세지고 있는 아주머니시다. 얘가 형 성일이고 이 애가 동생 성준입니다. 얘는 작년에 서울대 법대에 들어갔고 얘는 금년에 같은 대학 전자과에 입학했는데 오늘 농촌으로 봉사활동 떠난다고 인사차 들렸어요』
나는 그동안 인사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지내온 사실이 쑥스러워 부끄러운 마음뿐이었다. 건성으로『네 훌륭한 아드님을 두셨네요』하고 말했으나 한편 부럽기도 했다.
갈수록 대학 들어가기 어려워 밤 늦도록 도서관에서 학원으로 또 과목당 몇백만 원짜리 고액 과외를 해도 붙기 어려운 소위 명문대학에 떳떳이 다니고 있으니 비록 어려운 환경에서 살지만 백만장자 부럽지 않으리라.
이제부터라도 좀 더 다정하게 인사라도 나누며 가깝게 지내야지 불철주야 주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고하시는 아저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은 선물로 조금이나마 보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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