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는 각 본당 신부님이 텔레비전 한 대만 있으면 부러워하고 「아 ! 그 신부님 TㆍV가 있더라」며 수근거리는 신자가 있었고 70년대는 본당 신부님들께서 자가용 승용차 1대만 있어도 「와!」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에 사는 우리는 이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 웃고 넘길 만큼 우리 사회에서 대중화된 생활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시대 조류에 맞추어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본당 주임신부님께서 평소에 아끼시던 골프채를 어느 신자에게 선물했다. 아마 그것은 신부님께서 시대에 맞지 않는 사치성 오락에 불과하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남자의 혼신을 앗아갈 정도로 집착될 수 있는 세 가지 중 서서 즐길 수 있는 것이 골프라는 사실은 세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신부님께서 가끔 유일하게 즐기시던 골프를 포기하신 것은 과감한 용기다. 골프 그 자체는 정서적으로도 좋으며 가까운 시일에 대중화 될 수 있는 운동으로 기틀을 잡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은 대중화 되지 못하고 귀족들이 누리는 사치성 오락으로 인식 받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신부님께서 골프를 멀리 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한 가지 이유를 들자면 어떤 일보다 골프가 우선순위가 될 수 있는 마약과 같은 유혹이 있기 때문이며 신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적 손실과 가난한 신자에게 소외감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 부동산 투기가 만연되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게 작대기를 들었던 사람이 최근에는 골프채로 바꾸어든 경우도 많이 보았다.
우리 속담에 「낙동강 한 복판에 잉어가 뛰면 논 가운데 있는 올챙이가 따라 뛴다」는 말을 이주 실감케 한다.
본당 주임신부께서 골프채를 버리시는 용기 있는 결단에 깊은 찬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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