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2일 오후 6시. 전주교구 이리「노동자의 집]에서는 개원10주년을 기념한 전국 노동사목 실무자 간담회가 있었다.
적어도 기자의 눈에는 이날 간담회가 권위 있는 사회단체나 교회기관에서 주관한 모임이 아닌 외형적으로는 초라한(?) 모임이었다. 자칫 안목이 밝지 못한 자들의 눈에는 일하기 싫어하는 불평불만자들의 하소연을 위한 모임쯤으로 보여질 수도 있는 모임이었다.
이날 참석한 노동사목 실무자들 역시 대부분 사회는 물론 교회로부터도 환영받는 면면들은 아닌 것 같았다. 이들 대부분은 JOC활동을 통해 노동사목에 눈을 떴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노동사목 방향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으며 교회 역시 이들을 소화하기 힘들어 「뜨거운 감자」로 여기고 있을 뿐이다.
간담회 내용 역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이야기보다는 체험적이고 감정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들의 입장이 돼 체험해보지 않고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소박하고 진실한 신앙고백들이었다.
그런데 이날 간담회에 무게를 주고 이들의 모임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게 하는 힘을 부연한 참석자가 있었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와 일본 요꼬하마교구장 하마오 주교가 바로 그들.
두 주교의 모습은 그동안 교회로부터 소외 받아온 참석자들에게 큰 용기와 힘을 주었음에 분명했고 오히려 이들 두 주교의 동참이 있었기에 간담회가 감정적이고 체험적인, 그래서 모두 함께 울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두 주교의 참석은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방문이 아닌 진실로 소외받는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고위 성직자의 낮은 이(?)에 대한 방문이었다. 이들은 불편한 온돌방에 앉아 3시간이 넘는 동안 실무자들과 그들의 아픔을 함께 했으며 다음날 기념식에도 참석, 장시간 노동자들을 위로하며 함께 했었다.
『교회는 신성한 척, 뒷짐만 지고 있다. 답답한 사람이 샘 파듯 노동자들이 교회를 찾기만을 바라고 있다. 교회는 이제라도 그들을 찾아 그들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한 사제의 말이 절실히 다가온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찬양일변도의 언론장막에 가려 자칫 우리의 관심에서 사라지거나 변색될 위기에 있는 노동자들의 모습에 좀 더 교회적인 관심을 가져야겠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