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평택에 사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 키우랴 살림 하랴 바쁘다 보니 종교생활에 소홀해진다는 내용이었다. 주일을 못지켜 하느님께 죄송하다며 훌쩍거리는 동생을 위로해 줄 겸 동생네 집으로 가기로 했다.
조카 선물(딸랑이)을 사서 종이가방에 넣어 동생에게 건네줄 밑반찬 가방을 들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작은 조카 선물 한 개를 큰 종이가방에 넣고 가려 하니 너무 거추장스러웠다. 선물을 밑반찬 가방에 넣고 나니 아직도 새 것인 종이가방을 버리기가 아까웠다.
역 대합실 의자 위에 곱게 접어 올려놓고 그 위에 메모를 남겼다.
『새 것이니 버리기 아까워 두고 갑니다. 필요한 분이 쓰세요』환경 보호를 위한 재활용이 신자의 의무이며 이러한 일에 적극 동참을 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매우 상쾌했다.
신자로서의 작은 의무들은 항상 우리 주위에 있다. 이 작은 의무들을 수행할 때 하느님의 평화가 내 안에 생기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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