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내리기…★
가톨릭대학교에서 개교 기념일을 앞두고 신학부와 의학부 간에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키로 하고 각각 선수를 선발하여 맹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신학부의 학사님들 중 건장한 체구를 가진 분들만 겨우 열한 명을 뽑았다. 그리고 교수 신부님 중 가장 젊으신 C 신부님이 단지 젊다는 죄(?)로 감독 겸 코치로 활약하시게 되었다.
신부님도 자신이 없는 축구 선수 훈련을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몰라 고심하시다 우선 체력 단련부터라도 시킬실 양으로 계단 오르내리기를 시켰다.
『자, 모두들 뛰어가서 본관 앞 계단을 스무 번 오르내리고 다시 운동장으로 모여!』
잠시 후 열 분은 모였는데 한 분이 오지 않는 것이었다.
교수 신부님이 이상한 생각이 들어 본관 앞으로 돌아가 보았더니 그때까지 그 학사님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계단 오르내리기를 하고 계셨다.
『아니, 자넨 어찌 이렇게 더딘가?』
그러자 그 학사님 왈,『올라가는 것 스무 번은 끝났구요, 이제 내려가는 것 스무 번도 거의 끝나갑니다!』
★…고얀 녀석들…★
신학교 기숙사는 남학생들만이 생활하므로 짓궂은 장난도 스포츠로 미화(?)시키는 별난 습성이 있다.
D가톨릭대학교의 기숙사 교내 스포츠는 물싸움인데 물딱총, 유리컵, 풍선, 심지어는 쓰레기통에다 물을 담아 서로 물을 뿜고 끼얹는 것이다.
방마다 세면대가 있으니 그야말로 탄약은 무제한으로 있는 셈이었다. 그런데 가장 만만한 표적으로 자주 선택되는 이는 바로 신학부장 신부님이었다.
어느날 오후 신학부장 신부님께서 당신 방 앞으로 가까이 가 보니 방문이 조금 열려져 있었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았더니 문 위에 물통 하나가 얹혀 있는데 금방이라도 떨어져 쏟아질 것 같았다.
신부님은 물이 가득 든 물통을 조심스레 내려서 세면대에다 물을 쏟아부으며『이 고얀 녀석들이 낡은 수법으로 날 골탕 먹이려 들지만 어림도 없지!』하고 중얼거리셨는데, 이 고얀 녀석들이 세면대 밑으로 난 배수 파이프를 떼어버린 것을 깨달은 것은 바로 그 다음이었다.
★…심리학 실험…★
신학교 강의실 입구에「심리학 실험」이라고 쓴 커다란 종이가 여러 장 붙어 있고 그 종이마다에 붉은색 화살표가 그려져 있었다.
학사님 두 분이 그 화살표를 따라가 보았다. 여러 번 구부러진 복도 끝을 따라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의 마지막 문에는「금일 심리학 실험실」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학사님들은 도대체 이 안에서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 무척 궁금했다. 그래서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더니 강의실은 텅 비어 있었고 신부님 한 분이 혼자서 책상에 앉아 계시다가 빙그레 웃으시며 참여해 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그날 실험의 주제는「인간의 호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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