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돌아와 냉장고를 열어 우유를 한 잔 마시고 잘 익은 포도 한 송이를 단숨에 먹고 나서는 감자를 깎아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삶아 먹었다. 저녁 때가 되어서는 따끈따끈한 밥에 양념한 쇠고기를 어머니께서 구워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그런 후 잠시 텔레비전을 보다가 아빠와 함께 주변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얻어 먹을 수 있는 행운을 맞이하다 보니 여간 배가 부른 게 아니다.
역시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집으로 돌아오기 위하여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엘리베이터 앞에 버려진 신문에서 컬러 사진을 한 장 발견하고는 그 신문을 주워 집으로 돌아왔다.
신문의 사진은 감겨진 눈에 간신히 구한 물을 받아 마시는 르완다 난민의 모습으로서 한 달 이상 더 살아 있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인 것 같았다.
신문의 사진이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은 숨이 가쁠 정도로 배가 부른 내 입장과 너무 비교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대구 시민의 숫자와 거의 맞먹는 수의 사람이 죽거나 난민이 되어 질병과 살인, 식량 부족 등에 고통 받고 있으며 하루에도 수천 명이 죽어가고 있다니…. 나와 그들의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을 해보니 현재 나의 모습이 얼마나 부끄러운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예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은 가진 자와 못가진 자가 서로 나눌 수 있는 한 가지 실천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친구들을 돕기 위해서는 군것질할 돈으로 작은 정성이지만 모아서 르완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수님도 우리를 위하여 성체를 통해 나누어 주셨는데 우리도 예수님의 사랑으로 함께 나눔을 실천해야 하겠다.
바로 내가 나눈 것은 예수님이 나눈 것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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