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없이 누가 살 수 있겠는가? 소도 흙 없이 풀을 먹을 수 있을까? 산돼지는 숲 속의 흙에 정착하지 않고서 생존할 수가 있겠는가? 가장 높은 산 너머로 날으는 독수리조차도 먹이를 찾기 위하여 흙으로 되돌아 와야만 한다.
모든 생명은 흙에서 생겨나고 흙으로 되돌아간다. 하느님께서 흙을 창조하셨다고 나는 믿는다. 『너희는 온 땅 위에서 낟알을 내는 풀과 씨가 든 과일나무를 양식으로 삼아라』(창세기 1, 29).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먹는 식량을 자기 손으로 생산하지 않고 유통 과정을 거쳐 상점이나 슈퍼마켓에까지 운반해놓으면 소비자는 그 가공식품을 가서 돈내고 산다. 앞으로 유통과정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지구 온난화로 세계가 기근이 들면 먹을거리는 어떻게 될까? 석유 문명이 무너지면 현대인은 어디서 어떻게 먹을거리를 구할 수 있을까?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종자씨와 농사짓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현대문명의 생리적인 깊은 문제는 흙으로부터의 소외이다. 석유동력을 끝없이 사용해서 계곡을 메우고 논과 밭을 파헤치고 산을 뭉개어 그 위에 콘크리트 아파트와 아스팔트를 깔고 있다. 『돌 대신에 벽돌을 쌓고 흙 대신 역청을 쌓는』(창세기 11, 3). 현대도시는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원칙을 잊고 있다.
『하느님께서 진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드셨다(창세기 2, 7). 부산여자(富山如子)는 「물과 녹색과 흙」이라는 책에서 『이 사회가 잊어버리고 있는 사실은 흙에서 얻은 것은 흙으로 되돌아간다는 기본적인 원칙이다』라고 했다.
우리는 땅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 땅은 우리의 어머니이지 투기나 개발의 대상은 아니다. 3백80여 종의 각종 농약, 10만 톤에 이르는 엄청난 농약으로 땀을 죽이고 있다. 화학질소 비료로 기름진 옥토가 죽음의 흙으로 바뀌고 있다. 땅이 죽으면 우리의 먹을거리도 죽고 그렇게 되면 우리도 결국 죽어간다. 땅은 오늘날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우리 모두의 재산이다. 『그 땅을 묵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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