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제 이름 바꾸면 안 되나요?』
『이 녀석아, 갑자기 이름을 왜 바꿔』
『아빠, 텔레비 뉴스에 제 이름하고
똑같은 사람이 경찰에 잡혀갔어요.
남을 속이고 수백억을 챙겨서 달아나다가 잡혔대요.』
『인교야,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단다.』
『에이, 참! 아빠, 사는 것이 중요하니까 이름 바꿔 주세요.
친구들이 막 놀린단 말이예요.』
『허어, 고 녀석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아들 녀석 말 때문일까?
혹시 나도 알게 모르게
내 이름을 더럽히지는 않았는지
나 때문에 누군가 가슴 아파하지는 않는지
쉽사리 잠 못드는 밤에
달빛만 가만히 창가에 얼굴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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