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누엘도 아빠하고 처음으로 성당에 나들이를 하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6살 가까이 크니까 성당에 갈 때는 휠체어를 같이 타고 가고 올 때는 오르막에 아빠 힘든다며 뒤에서 밀어주니 제법 쉽게 올라옵니다. 가게도 이웃에서 잘해주시어 잘되고 있습니다. 저는 하루에 한두 시간밖에 앉지 못합니다. 조금만 오래 앉으면 욕창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집안에만 있어도 밥맛 좋고 잠도 잘 오고 하루도 지루하지 않고 시간이 얼마나 잘 지나가는지 모듭니다.
저보다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앉지도 못하고 누워서 사는 사람, 두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하는 사람, 육체는 건강하나 마음의 장애자, 주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 이런 사람보다는 저는 너무나 행복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고 두 눈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육체는 불편하나 마음은 너무나 기쁘고 즐겁게 주님과 함께 살아가니 그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저의 어머니께서도 절에 다니시다가 지금은 한 집안에 종교가 둘이면 안 되신다며 절에도 안가시고 저의 집에 함께 사시게 되면 부모님 두 분도 성당에 다니실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지금은 아내한테 너무나 잘해주시고 이젠 우리 가정은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빠를 너무나 잘 이해하는 엠마누엘, 지난해에는 주일학교에 하루도 결석하지 않고 다녀 상품과 주일학교 선생님이 보낸 엽서를 받고 기뻐하는 엠마누엘, 착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는 엠마누엘, 이런 엠마누엘을 주셔서 주님 감사합니다. 나를 위하여 고생만 한 스텔라, 좋은 옷 맛있는 것 한번 사주지 못하고 이 못난 남편을 위하여 고생만 죽도록 하면서도 짜증 다 받아주며 불평불만 한마디 없이 살아가는 스텔라, 이 큰 남편을 업고 다니며 얼마나 힘들었소. 내가 업어 줄 수만 있다면 저 먼 곳까지라도 업고 가고 싶지만 그러지도 못하는 몸.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이글로써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저를 위하여 너무나 많은 힘과 용기를 주시고 주님께 인도하기 위하여 물심앙연으로 이끌어 주신 병원수녀님 눈이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으시면서 병원에서 환자 침대를 끌고 성당 미사에 데려다 주시고 저의 가정을 위하여 기도와 불편하신 몸으로 저희 집을 찾아 좋은 말씀을 들려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이 가정을 위하여 기도하여 주신 분을 위해 열심한 신앙생활과 이웃을 위하여 살아갈 것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무관심하게 지나가버린 것을 다시 생각하면서 몇 번이나 울먹였는지 모릅니다. 주님 이 죄 많은 인간을 저버리지 않으시고 이렇게 스텔라 엠마누엘과 함께 기쁘게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시고 저에게 생명의 부활과 저의 가정의 부활을 주시어 정말 감사드립니다.
주님!
찬미와 감사와 영광받으소서.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