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에 밭에서 씨뿌리고 가꾸다 종소리에 일손을 멈추고 서서 조용히 고개숙여 기도하는 부부를 그린 밀레의 만종은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안나는 불후의 명작임에 틀림없다.
평화롭고 한적한 들판이며 말없이 자라나는 곡시이며 저멀리 보이는 성당의 십자가와, 꾸밈과 거짓이 없는 소박한 농부내외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의 평화와 행복에 젖어든다.
이 부부는 시기나 질투를 모르며 투기도 모르고 노력의 댓가 만큼 갚아주는 자연을 상대로 땀흘려 심고 가꾸고 거두는 것이다.
이 기도하는 부부는 성당의 저녁 삼종소리에 주님의 강구구속을 묵상하면서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내고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도록 주님께서 인도해 주심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이다.
사기와 질투, 허욕이나 권세, 부귀영화 등 모든 번거로움을 떨쳐버리고 전원에서 순박하게 땀흘려 일하는 이 평화로운 부부의 행복에 부평초같은 내 인생을 한번 비춰보고 젖어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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