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을 맞으면서 본격적인 결혼시즌에 접어들었다.
교회는 물론 일반 예식장마다 토요일가 일요일만 되면 결혼식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주말이면 편히 쉴시간도 빼앗긴채 축의금 봉투 한두개 많을때는 3~4개쌍을 챙겨들고 결혼식장을 찾아 다녀야한다. 심지어 우리 교우들중에는 일요일 낮미사에 참여했다가 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성체만을 받아 모신채 결혼시간을 때 맞추기 위해 교회 문을 빠져가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특히 가을철에는 결혼식 이외에도 회갑, 칠순잔치까지 겹쳐 청첩장이 줄지어 날아드는 바람에 이를보고 세금고리지서라고 비꼬아 말하는 사람도 있다.
때문에 샐러리맨의 경우는 축의금 봉투를 마련하기에도 벅찰 뿐아니라 까딱잘못하다가는 시간을 놓치거나 헷갈려서 그만 결례를 범하는 경우도 생긴다.
어쨌든 결혼과 회갑 등 잔치는 당사자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가 함께 기뻐하며 즐거워야할 일임에 틀림이없다. 하지만 이처럼 청첩장이 어떤 고지서라는 대명사까지 붙을 정도라면 하루 빨리 풀어야할 숙제가 아닐까.
한편 결혼식장이 이처럼 초만원을 이루고있는 가운데 비교적 조용한 회간이니 강당 또는 사찰 등에서 식을 올리는 경우도 있는가하면 심지어 바다와 공중을 날으는 비행기 안에서까지 혼례를 치루는 경우도 있으니 우리네 잔치문화도 점차 다양화해 가고있다.
더욱 근래에 접어들어서는 국대 신혼여행은 째째하다고 아예 해외나들이를 하는 경우까지 늘어가고 있다.
물론 일생에 단 한번 주어진 기회인데 이를 들먹거리느냐고 항변을 한다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피땀 흘려 벌어들이는 외화를 신혼여행길에까지 마구 날려보낸다는것은 우리네 현실로서는 좀 이른감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리고 한때는 정부당국이 가정의례준칙까지 마련했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한채 흐지부지, 지금은 꼬리를 감춰버렸으니 결국은 종이호랑이를 만들어 내보였다가 없애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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