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늦가을이다. 한여름에는 푸르름을 자랑하던 잎새들이 이제는 영락을 기다리며 단풍들어가고 있다.
이 계절은 예로부터 인생의 의미와 무상함을 생각하며 책을 가까이 하던 때였다.
인간정신이 낳은 불멸의 고전들을 통해 우리는 인류사의 영고성쇠, 인간과 우주의 제현상 죽음을 뛰어넘은 삶의 진가들을 섭렵할수 있다.
또한 급다변해 나가는 세계 질서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이제 정보와 지식이 생활의 필수 요건이 된 시기속에서 살고 있다.
이와함께 우리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국제정황이 급변전해 가고 있는 이즈음 우리는 보다 성숙되고 국제화된 시각을 얻기 위해서일뿐 아니라 새로이 맞는 난제들에 대처해 나가기 위해서도 엄청나게 많아진 정보량을 분석하고 소화, 새로운 지식으로 축적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이 모든 지식과 정보의 대부분은 사실상 독서를 통해 얻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독서실태를 보면, 해마다 출판사가 늘고 출판되는 도서종류 및 부수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책읽기는 바닥새를 좀처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조사한「한국인의 독서 및 도서구입 실태」에 의하면 만20세 이상 남녀성인 5명중 3명이 한달에 한권의 책도 읽지 않으며, 4명중 3명은 한달에 한권의 책도 구입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 책읽기 자체가 대두분의 국민 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일이라는 판단을 갖게한다.
이 통계에 나타난 독서선호도도 현대ㆍ역사ㆍ시대ㆍ추리공상 등의 소설류가 48%나 차지하고 수필류도 15%를 차지, 60%이상이 문학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회과학이나 사상분야는 둘을 합쳐 20%정도에 지나지 않아 독서수준에 있어서도 일본이나 미국등지 국가와 비길 바가 못된다는 것을 여실히 밝혀주었다.
좋은 책을 잘 읽지않는 우리 사회의 독서풍토는 천주교 출판계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신자수는 불과 10년내 거의 배나 증가했으나 영성ㆍ교회사ㆍ성인전등의 판매 현황이 급신장됐다고 할 수없다.
신자수 43만명에 지나지 않는 일본가톨릭교회가 신자수는 한국에 비해 7분의1에 지나지 않으나 교회서적 출판ㆍ판매양은 오히려 우리보다 2배나 되고 있다는 최근 자료는 한국신자들의 공부 안하는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0월은 전교의 달이다. 우리가 우리 주위의 비신자들보다 보다 열심히 살면서 각 분야의 책과 함께 교회서적을 많이 읽어야 이웃에게 전교하게 되고 크게는 이 나라의 복음화에 기여하게 될 것 아닌가.
교회서적을 읽지 않고 영성의 깊이와 넓이를 더해 나갈 길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않다.
깊어져 가는 밤, 각 분야의 좋은 책과 함께 교회서적 읽기를 당부하며 사목자들의 적극 권유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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