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일요일 오후 원주시 우산동 소재 「여호와의 증인」 교회에서 일어난 방화로 14명이 목숨을 잃고 36명이 중화상을 입은 참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이 사건은 무엇보다 부부간의 종교적 갈등이 그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더 한층 충격적이다.
불교신자인 30대의 범인 남편과 몇달전부터 여호와의 증인 교회에 나가게된 부인 사이에는 평소 불화가 잦았다. 남편은 많은 종교중에서도 왜 하필이면 이단시되고있는 그 교회에, 그것도 가정을 내팽개칠만큼 지나치게 빠져 있는가 하는 것이 불만이었고 아내는 한번 빠진 그 교에서 발을 뺄 수가 없었다. 결국 부부간에 서로 다른 종교적 갈등이 가정내에서 순조롭게 해소되지 못하고 방화와 50여명의 살상이란 끔찍한 사회문제를 낳고 만 것이다.
부부간에 종교가 다르다는 사실은 이미 불화와 분열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부부나 자식간에도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질수 있는 자유가 보장돼 있고 또 실지로 그런 가정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한 집안에서 남편은 절에 가고 부인은 여호와의 증인 교회에 나가고 또 자녀들은 제각기 다른 종교를 선택한다면 과연 그 가정이 일치와 평화와 화목을 누릴 수 있겠는가? 종교가 달라도 그런대로 조화를 이
루며 사는 가정도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경우 적어도 그 종교는 건전해야 하며 그 교를 믿는 사람이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종교자체도 건전치 못하고 신자 역시 맹신적 또는 광신적인 상태라면 그 부부와 가정이 온전한 리 없다. 이번 사건이 이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주지하는 것처럼 여호와의 증인은 우리나라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켜온 문제의 교파로 알려져 있다. 이 교는 한때 시한부 심판론을 내세워 물의를 빚었는가 하면 수혈거부, 애국가봉창거부 등으로 정상적인 종교의 범주를 벗어나는 행동을 해왔다. 그런데도 오늘날 전국에 1천1백여개의 왕국회관(교회)을 갖고있고 신도가 7만여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그것은 금년 10월 28일 휴거와 함께 세상종말이 온다고 사기행각을 벌인 사이비 목사들의 유혹과 술수에도 쉽게 빠져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연약한 종교적 심성과 종교적 무지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범인 부인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친정어머니의 권유로 여호와의 증인 교회에 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부모의 종교적 무지가 그 자식에게도 엄청난 불행을 안겨준 아픈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이번 일이 강건너 불구경하듯 우리의 마음이 가벼울수 만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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