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세계를 향해 교회의 문을 크게 개방한 제2차 바티깐공의회의 개막 30주년을 맞고 있다.
그동안 공의회개막을 주도한 교황 요한 23세와 3년간의 공의회를 이끈 바오로 6세 교황과 신학자로서 공의회의 성공을 위해 혁혁한 공로를 쌓았던 앙리 드 뤼박ㆍ자끄 마르땡 추기경도 서거했다.
한국교회는 공의회가 개막된 1962년 10월에 비해 현재 엄청나게 변모해 있다.
우선 50여만명에 지나지 않던 신자수가 3백만 이상으로 6배나 급증했고 성직자ㆍ수도자 및 신설된 본당ㆍ교구들의 숫자도 괄목할 만하다.
또 교구ㆍ본당마다 사목회ㆍ평협 등이 조직돼 평신도들이 사목에 참여하게 됐으며 레지오 마리애 꾸르실료 등의 단체는 공의회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활성화됐으며 공의회후 새로 도입된 단체들의 숫자도 외국교회에 비해 경이적이라 할 만큼 두드러지게 많다.
그러나 「세계속의 교회」라는 공의회의 기치에 입각,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를 얼마나 변모시켜 왔는가를 점검해 볼 때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평신도의 공의회라 불리울만큼 평신도에 역점을 둔 공의회의 정신이 얼마나 이땅의 평신도들의 마음과 삶의 모습을 변화시켰는가를 생각할 때도 역시 긍정적인 대답만을 할 수가 없다.
무릇 공의회 정신에 따른 평신도는 복음의 정신을 세상에 침투시켜 세상의 질서를 창조주의 의도에 따라 완성되도록 노력하는 이를 말하며, 이로서 사도직을 실천하게 된다.
이처럼 평신도가 아니면 수행할 수 없는 사명을 지닌 이들이 공의회가 지난지 30년이 되도록 아직 제 고유의 직분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평신도들의 하느님에 관한 지식부족이 그 첫번째의 이유라고 보고 싶다.
공의회 정신이 결집된 공의회문헌을 연구하기는 커녕 제대로 읽기조차 한 이가 3백만 평신도중 극 소수에 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무얼 말하는가.
또 성격을 비롯 가톨릭사상ㆍ교리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항상 성직자들의 손ㆍ발노릇에 자족해야 되는 게 아닌가.
평신도들이 하느님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교회생활을 제대로 체득하게 될때 자율성을 갖게 되는 것이요, 이때 공의회가 천명한 사제직ㆍ예언직ㆍ왕직의 직분도 수행해 나갈수 있을 것이다.
평신도들은 하느님에 대한 지식과 함께 기도하면서 하느님을 만나도록 힘써야 한다. 체험없이는 확신이 서기 어렵다.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하는 지식과 교회생활은 개개의 평신도들만의 힘으로는 습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평신도들 스스로가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 마련을 교회당국에 요청, 자신들의 사명수행을 위해 도움받아야 할 것이다. 교회당국도 이같은 교육사업을 적극 주선, 실력 있는 평신도양성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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