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순교자 성월을 보내면서 매번 느껴왔던 점을 신자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한국교회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신학도로서 매년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고 보내면서 뿌듯함과 함께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이렇기 때문에 신자들의 뇌리에서 훌륭한 신앙 성조들의 삶이 사라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답답한 심정을 토로할 곳이 마땅치 않기에 이렇게 언론매체를 통해서 호소해 보고자 합니다.
한국교회사에는 정설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역사라는 것은 사료의 발굴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데에 그 묘미가 있다고는 합니다만 한국교회사의 경우에는 너무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백년을 지내오면서 이렇다 할 통사(通史) 한 권도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에 대해서 한국교회사에 관심을 갖는 신학도로서 책임을 동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적으로 한국교회사률 연구하는 학자들마다 각자의 주장만을 되풀이했지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는 데에는 무관심했던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물론 천편일률적인 자료들과 새로운 자료 발굴의 희박성도 인정은 됩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어렵다고 주저앉아서는 안될것입니다. 자랑스러운 103위 순교성인들이 시성되신것도 벌써 8년 하고도 절반을 넘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각기 자신들의 학설을 주장하고 있지 그분들의 삶을 얼마만큼이나 신자들에게 제시해 주었는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훌륭하신 우리 성인들의 삶, 즉 개개인의 영성을 신자들에게 제시해줌으로써 현재를 살아가 는 우리들에게 신앙의 자부심을 심어주었을때 그분들은 우리들 뿐만 아니라 후손들의 맘에도 영원히 살아계시는 성인이 되실 것입니다. 그렇지 못할 때에는 현재 우리들만의 성인으로 물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봅니다. 옛말에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 그것은 늦은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기대하겠습니다. 불행히도 지금까지 개인별로 제시된 분은 김대건 성인을 제외하곤 김성우 성인과 남종상 성인, 그리고 볼리외 성인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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