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속담에「자는 사람 몫은 있어도 나간 사람 몫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나간 사람 몫은 커녕 자는 사람 몫까지도 몽땅 챙기려드는 비양심적인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나간 사람 몫을 제대로 챙겨두었다가 건네주는 양심적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세상에는 제 몫보다도 더 챙기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제 몫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제법 똑똑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지만 후자의 경우는 바보같은 사람 취급을 당한다.
어쨋든 남의 몫까지도 제것으로 챙기려드는 이른바 욕심쟁이는 굳이 그 예를 들을 필요도 없이 이 세상 에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눈감으면 코베어 간다는 말이 어쩌면 실감이 날 정도로 우리사회는 탐욕과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
우리가 저울을 놓고 생각해볼때 한쪽이 기울면 한쪽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에게 돌아갈 몫을 내가 차지했을때 형평의 원칙에서 벗어날 뿐아니라 이로인한 위화감마저도 생겨나게된다. 지난번의 미국 LA 흑인폭동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발생된 비극적인 사건이었는지도 모른다.
특히 이 사건을 통해 우리가 얻은 교훈은 역시 힘없는 약소민족은 제것을 빼앗기는 억울함을 당하고도 그대로 주저앉아 있어야 하는구나 하는 것이다.
하기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힘없고 가난한 백성은 제몫까지도 때로는 강자에게 넘겨줘야 하는 이른바 약육강식이란 동물적인 힘의 원리가 적응돼 오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있다.
이와는 성격상 좀 다른 이야기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동서간의 냉전으로 미국과 소련이 서로 힘의 대결을 벌여오다 소련측의 일방적인 붕괴로 힘의 균형은 미국쪽으로 기울어졌다. 이 밖에 경제대국 일본은 세계 시장을 집권하려 들고 있는 등 이와같은 일련의 불균형 현상으로 지금 이 지구 상에서는 극심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종교만을 예외로 접어둘수는 없다. 각종 이해관계에 얽힌 종파간의 분쟁은 물론 종말론까지 확산돼 사회가 온통 시끌버꿀해졌다.
이 모든 일들이 따지고 보면 남의 몫까지 챙기려드는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강건너 불처럼 바라만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수 없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