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전교의 달이며 오늘은 전교주일이다. 물론 전교를 10월달에만, 그것도 전교주일에만 하자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전교는 연중무휴로 언제나 어디서나 해야 하는 것이지만 특히 10월에, 특정주일을 정해 전교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뜻에서이다.
신자라면 누구나 전교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다. 유아세례를 받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전교에 의해 신자가 되었고 성당에 다니면서 일년에 여러 차례 전교에 대한 얘기를 들어왔을 것이다.
전교는 한 마디로 교회존립의 기초이며 뿌리이다. 뿌리없는 나무가 있을 수 없고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집이 온전하지 못하듯이 전교 없는 교회는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온 세상 방방곡곡에 전교하기를 명하셨고 그로부터 시작된 2천년 교회사는 2천년 전교사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열두 제자 중요한을 제외한 열한 제자와 이방인들의 사도 바오로가 모두 전교를 하다가 목숨을 바친 사실을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선교사들이 전교를 하다 순교했고 그들의 피위에 오늘날 교회가 세워지고 지탱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우리나라 교회 역시 수많은 선조들과 외국선교사들의 피 흘린 전교의 대가로 오늘을 살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교회는 선교 2백주년을 전후해 괄목할 만한 교세성장을 기록해왔으나 90년대 들어서부터는 전교가 잘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 수차 있어왔다.
그럼 왜 전교가 잘 안되고 있는가 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가 지적됐다. 예를 들면 신자들의 전교열이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성직 자들도 기존 신자사목에 집중, 전교에 관심을 쏠지 못하고 있다. 또 교회가 현대인들, 그중에서도 빈약자와 소외계층에게 더 이상 희망의 등불이 돼주지 못하고 있고 반대로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교회와 구원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계층이 확산되는 것도 한 요인이다.
그리고 급속도로 사회환경이 변화하고 이에 따라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이 바뀜에 따라 전교방법도 거기에 맞게 달라져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것이 또 한 가지 어려움이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신자들의 삶의 표양이다. 과거에는 신자가 구태여 외교인에게 전교하지 않아도 그의 모범적인 삶에 이끌려 입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런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 전교주일을 맞으면서 먼저 각자의 삶을 되돌아봐야겠다. 과연 나의 삶이 외교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리고 내가 남으로부터 전교를 받아 신자가 되었으면 나도 남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해줄 의무가 있다는 사실도 한번쯤은 생각해보자.
그리고 현대의 특성에 맞는 선교전략을 세우고 추진해나가는 일은 각 교구나 전교회 차원에서 서둘러야 할 일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