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물이 들어있는 그릇에 가느다란 막대기를 집어넣었다가 꺼내서 훅하고 입으로 내불면 동그란 거품방울이 바람에 날려가다 순식간에 없어져버린다.
그리고 합성세제로 빨래를 한다거나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많은 거품이 생겨 이 거품이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 맑은물을 오염시키고 있어 이를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까지 몰아세운다.
물론 거품이 무조건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거품은 갑자기 부풀어올라 많은 양인 것처럼 내보였다가도 금방 없어져버리는 허무함을 안겨 준다. 또한 우리들은 어렸을 때 강이나 바닷가에서 놀면서 모래성을 쌓아올렸다가 와르르하고 무너져버리는 허무함을 한두번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래알이 보자기속에 들어 있을 때는 하나인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이를 풀어보면 모래알은 알알이 흩어져 하나가 아니었음도 알 수 있다.
세 번째, 흔히 나무가지나 꽃을 꺾어서 땅에 심거나 꽃병에 꽂아두면 뿌리를 내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2~3일이 지나면 그만 시들어 버린다.
이 짤막한 세 편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경제의 현주소를 비유로 들면서 그 심각성을 다함께 걱정해보자는 데 있는 것이다.
즉,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경제를 거품경제니, 사상누각이라느니, 또는 뿌리없는 경제니 하면서 비꼬아 말들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한때는 세계각국이 우리나라를 비롯, 대만 싱가폴 홍콩 등 4개국을 신흥공업국, 또는 아시아의 네마리용이라고 찬사를 보내면서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대만이나 싱가폴 홍콩 등 3개국은 용으로서의 위용을 떨치고 있는데 유독 한국만이 이 대열에서 뒤처진 채 허위적거리고 있으니…
심지어 남의 나라 매스컴에서까지 한국이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뜨렸다느니 용이 지렁이로 전락했다느니 하면서 한국경제를 들먹이고 있다. 정말 약이 오른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정권다툼만 일삼고 있는데다 내로라하는 기업체들마저도 자사제품을 더 잘 만들어 팔 생각은 접어둔 채 외국제품을 마구잡이로 들여와 엄청난 이익을 챙기면서 팔아제끼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경제가 아직도 뿌리밀 내리지못한채 표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편 나는 이같은 비판을 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질보다는 양적으로 팽창해 가고 있는 우리교회의 모습을 한번쯤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냉담자가 속출해 숫자놀음에 앞서 신자의 3분의 1정도만이 미사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교회 현주소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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