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엽기적 살인집단「지존파」일당의 잔학한 살인 행각과 그들이 모의한 가공할 범행 계획이 샅샅이 밝혀지면서 지금 우리 사회는 경악과 분노와 공포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이들의 여죄가 추궁 중에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범행 동기나 수법 등을 보면 인간의 탈을 쓰고 그 같은 만행을 저질렀다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후안무치요 인면수심의 범행을 저질렀다.
살인실습이나 돈 혹은 조직의 안전을 목적으로 5명이나 잔인무도하게 살인하고 시체를 손상하거나 완전범죄를 위해 소각시켜 버린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도저히 용서 받을 수 없다.
특히 앞으로 계획된 범행을 위해 각종 납치 및 살인 도구들을 갖춘 것을 보면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 시점에서 이들이 일망타진된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만일 그들이 털어놓은 대로 현대백화점의 부자 고객들이나 오렌지ㆍ야타족 그리고 러브호텔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이고 잔혹한 대량살상이 감행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고 등골이 오싹해진다.
이처럼 불특정 다수의 가진 자들에 대한 증오심은 어째서 생겨난 것일까? 정신의학자들은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소외 당한 사람들이 사회에 대해 복수심을 갖게 되고 이 복수심은 바로 어떤 자극을 받으면 범행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곧 외적인 요인이 복수심에 불을 당기게 한다는 얘기다.
실지로 한국갤럽이 전국의 성인 남녀 5백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존파」범죄의 발생 원인과 관련된 설문에서 58.1%가『범인 개인의 인간성보다는 잘못된 사회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사회적 책임론을 지적한 것은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와 병리현상이 심각한 상태임을 말해준다.
또 범죄 발생의 가장 큰 이유로는 빈부 격차(27.5%), 인간 존중의 가치규범 파괴(22.8%), 물질만능의 사회 풍조(21.9%), 그리고 가정문제(16.2%) 등 사회적 요인을 꼽은 것은 그만큼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제뿐 아니라 가정과 가치 규범의 회복이 급선무임을 시사하고 있다.
때마침 우리 교회는 세계 가정의 해에 맞춰 10월 1일부터 가정을 위한 9일기도를 바치도록 돼 있다.
기도 지향은 첫째 형법 개정안 제1백35조(낙태 허용 범위)의 국회 통과 저지를 위하여 둘째 낙태죄 보속과 인간 생명 수호를 위하여 셋째 모든 가정의 성화를 위하여 바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넷째 가진 사람들이 못가진 사람들을 무시하지 말고 가진 바를 나눌 줄 알며 다섯째 가진 자들부터 근검절약의 모범을 보이도록 두 가지를 추가시켰으면 좋겠다. 이 길만이 제2, 제3의「지존파」범행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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