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느님을 그리스도 신자들이 독점할 수 있습니까? 결코 그럴 순 없습니다. 왜냐하면『그분은 악한 사람들에게나 선한 사람들에게나 당신의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의롭지 못한 사람들에게나 비를 내려주시기 때문입니다』(마태 5, 45). 우리 교사들은 우리의 종교가 참되고 절대적 진리를 계시해 준다고 굳게 믿습니다. 과연 옳습니다. 그런데 이 굳센 믿음은 대개 다른 종교들을 배척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아예 종교를 가지지 않는 이들에게는 거의 무관심하기가 일쑤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종교가 절대진리를 말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종교에서 가르치는 진리는 거짓이거나 아니면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사이비라고 비난합니다. 즉 배타주의적 태도를 가집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들이 타인에 대해서 편협하거나 교만하며 때로는 경멸하는 자세를 가집니다.
선교란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랑의 하느님을 밝혀주는 참 빛임을 알리고 증거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방인(바깥 사람)과 반대하지 않는 사람도 하느님의 백성임을 밝히셨습니다.『요한이 예수께「선생님, 어떤 사람이 선생님의 이름으로 귀신들을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고 그를 가로막았습니다. 그가 저희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하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예수께서는「그를 가로막지 마시오. 내 이름으로 기적을 행하고 나서 곧 나를 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것입니다」』(마르 9, 38∼39). 이 점을 보면 교회 밖에서 선한 일을 행하는 사람을 예수께서 인정하지 않겠습니까? 더욱이 예수께서『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물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사람은 자기 보수를 잃지 않을 것입니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물 한 잔이라는 작은 친절이라도 우리 신자들에게 베푸는 바깥 사람들을 구원하시겠다는 뜻이 아닐까요?
선교는 천주교 교세를 확장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행하신 구원을 알게 해주는 데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하느님의 은총을 만민에게 뚜렷이 밝혀주는 증인이 되는 것이 곧 선교입니다.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의 깨달음에 도달하기를 원하시는」(1 디모 2, 4) 하느님의 보편적 인간 구원의 뜻을 널리 알리는 것이 교사의 사명입니다. 누구나 그리스도교적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인간은 그리스도의 가능한 형제이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인류의 맏이입니다. 인간은 자기의 궁극적 완성이 하느님이 보내신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이웃에게 이 하느님을 알리는 사람만이 하느님이 누구신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교사들이여『네 영혼을 구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요? 이 말을『네 이웃을 구하라』고 바꿔서 알아듣는다면 교사생활이 전혀 다르게 변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이것을 가슴 속에 새겨 주세요. 우리 교사들은 결코 부모들의 종교적 욕구에 서비스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천주교를 알려 드립니다」는 선교책을 가지고 어린 학생들과 함께 거리로 나와 보세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영원을 향한 눈매를 더욱 환하게 비춰줄 것입니다.『우리가 게으르고 겁이 나고 부끄러워서(로마 1, 16) 복음을 전하지 않았을 때 과연 우리 자신이 구원될 수 있겠습니까? 복음의 씨가 우리들의 입을 통해 결실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에 배반합니다. 씨가 나무로 자라고 열매를 맺는 것은 우리들에게 달려 있습니다』(교황 바오로 6세ㆍ현대의 복음 선교 8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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