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쬐는 넓은 잔디밭에서 성모님과의 대화는 마음의 평화를 가득 안겨 준다. 부지런히 집안일을 끝내고 성모당에 와서 묵주의기도를 드리고 있으면 정말 이 시간만은 누구에게도 방해 받고 싶지 않는 심정이다. 성모님의 품과 같이 포근한 잔디밭에 않아서 기도드리고 있노라면 하루종일 여기 앉아 있고 싶다.
그런데 성모당에 오시는 분들 모두다 느끼겠지만 성모상 밑의 촛불켜 놓는 곳이 너무 지저분하여 성모님께 항상 죄스런 마음이다. 가만히 앉아서 보면 한분이서 초를 몇개씩 꽂는다. 가족 모두의 것인 모양이다. 이구석 저구석 심지어는 봉헌함 위에까지 없어두면 나중에 다 타고 나서 플라스틱에 불이 불어 시커먼 연기를 내뿜고 플라스틱 녹은 물이 쭉쭉 떨어진다. 언제 한번 가본 갓바위 등산길 바위틈마다 촛불을 켜놓은 것 같이 보였다.
촛불을 가족수대로 몇개씩 켜야 할까? 차라리 그 초값을 봉헌함에다 넣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쓰이게 하면 어떨까? 성모님께서 굳이 저렇게 촛불을 많이 켜기를 원하실까?
할 수만 있다면 큰 촛대 하나 마련해 놓고 촛불은 한 개만 켜고 그리고 성모당 방문하는 모든 분들은 그 초값을 봉헌함에 넣으면 아마 성모님께서 더욱 기뻐하시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불은 마음에다 켜서 이웃에게 환히 밝히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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