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알고자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나에게 하느님은 당신이 지극히 사랑하시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인 까를로 까레또 수사의 책을 통해 내게 다가오셨다.
『하느님은 존재하는 사물들을 통해 그것들을 다스리는 이치를 통해 그리고 우리들의 여정의 목적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그분은 내게 당신 자신이 아름다움 자체라는 사실을 입으로 말씀하시지 않고 아름다운 황혼이나 태양의 반짝임을 통해 드러내 보여주십니다. 그분은 내게 당신 자신이 영원하시다는 것을 말로하지 않으시고 매일매일 동이 트게 하시어 나를 감탄케 하십니다. 그들은 내가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로 하지 않으시고 나를 죽게하십니다. 그분은 내가 다시 살아 날 것이라는 사실을 말로 하지 않으시고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것을 보여주십시다. 그분은 당신이 나를 생각하고 사랑하신다는 것을 말로 하지 않으시고 내마음 속에 당신 사랑의 방법인 자비로운 사랑을 심어주십니다』
마음이 불안했던 때에 단순히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한 이기적인 욕심으로 성당을 찾기 시작한 어리석은 나에게도 하느님은 다른 충실한 사람들과 똑같은 사랑을 부어주셨다. 뿐만 아니라 내 마음이 당신께로 향하고 있기만 하면 하느님은 당신 특유의 신비로운 방법으로 언제나 내게 다가오셔서 모든 것을 깨우쳐 주시며 준비하게 하신다.
나는 작년에 아버님을, 그리고 얼마 전에는 오빠를 잃었다. 팔순이 되시도록 비교적 평탄하게, 고통스럽지 않게 사시다가 조용히 잠드신 아버님의 죽음에서 나는 죽음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임을 인정하게 되었고, 아직도 젊은 나이에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오빠의 임종을 지켜보며 죽음이란 고통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고통을 끝맺게 하는 하느님의 은총이며 희망임을 깨달았다. 죽음이 없는 부활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은 소중한 체험이었다.
오빠의 49제 제사를 지낸 나에게 하느님은 『죽음이란 고통스러운 이별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는 것을』해서 죽음의 드라마에서 나자신 스스로 소도구로 격하되어 주연을 의사에게 빼았기지 않고 존엄성에 가득찬 죽음을 훌륭하게 연출할수 있어야 한다는 죽음에 대한 준비를 다시 확인시켜 주신다.
내가 마음을 다해 그 분을 찾으려고 머리를 돌리는 순간 이미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시는 하느님을 발견하는 것은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
나는 미천하고 보잘것없으나 하느님의 사랑받는 존재라는 이유만으로 한없이 귀한 존재임을 느끼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하루하루 하느님께 맛들 여가는 우리에게 오늘도 주님은 평화의 선물을 주신다. 『너희는 걱정하지 말라. 하느님을 믿고…』(요한14, 1)
※문화예술인 성당 : 793-7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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