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부터 25일까지 필리핀의 퀘존 따야바스 소화 데레사 성녀 전교회수녀원에서 개최된 사제양성 세미나에는 아시아 지역 12개국의 47개 대신학교에서 85명의 대표들이 참석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윤공희 대주교를 비롯 서울 2명 (최창무ㆍ이문주 신부) 광주 3명 (방영구ㆍ김민수 박제원 신부) 대구 2명(김영환 몬시뇰,필자) 수원 2명 (배문한 한상호 신부)이 참가하였다. 원래 이 세미나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의 주관 하에 1988년과 89년에 아프리카에서 개최된 바 있다. (카메룬의 야운데와 케냐의 나이로비)
아시아 지역 세미나는 지난해 필리핀의 따가이따이에서 개최되어 8개국 70명의 대표가 참가하였다 (부산 대전신학교 대표들 참가함.)
세미나의 주제는 제8차 주교대의원회의의 결과인 「Pastores Dabo Vobis」에 입각하여 「오늘의 상황에서 본 사제양성」이었다.
세미나에서 느낀 첫 인상은 더운 날씨와 부족한 시설을 제외하고는 마치 로마의 기숙사에 다시 간 느낌이었다. 오래전에 함께 지냈던 아시아 지역 신부들을 다시 만났기 때문만이 아니라 분위기가 그러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농담으로 한 두마디 주고받은 이딸리아말이 정답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선 세미나를 시작하기 전에 각 나라의 대신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방침과 현황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발표가 끝나면 질의 응답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정은 방영구 신부가 발표하였다. 각 나라의 여러 가지 사정과 신학교의 방침, 특히 영성지도 방법들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이 퍽 유익하였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연구중인 영성의 해(Spi-ritual Year)를 하는 신학교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와 대만에서 신학생들이 군복무를 한다고 하자 모두들 놀라는 표정들이었다. 또한 미얀마 (버마)에서 온 신부의 보고가 끝나자 큰 박수로 환영을 하였고 정치적 인상황을 묻는 질문이 있었으나 출국하기가 어려웠다는 간단한 대답 뿐이었다. 개인적으로 물어보자 귀국한 후에 일정 모두에 대하여 상세히 보고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그 나라의 정치적인 상황을 간접적으로 짐작할수 있었다.
세미나의 세부 주제들은 ①신학생들의 영적 양성과 영성지도 ②규율과 제자직을 위한 인성교육 ③청빈정신④사제독신 ⑤선교정신 7생명존중 8타종교와의 대화 9매스 미디어 등을 철저히 교육시킬 것과 10신학교학장과 영성주임 신부와의 관계 및 역할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한마디로, 사제는 하느님의 사람이자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활동하므로 사제의 신원은 서품을 통하여 합체된 대사제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신학을 재확인하였다. 그러므로 사제양성이란 그리스도를 닮는데 있다. 그 외 보조수단으로서 심리학적인 방법과 기타 학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사목자로서 갖추어야 할 인간적인 덕성들과 초자연적인 덕행들의 중요성, 성소의 기쁨 물질에의 초탈, 헌신적인 봉사생명존중, 복음화를 위하여 여러 보조 수단의 이용(예:매스 미디어) 등을 교육시켜야 하며, 무엇보다도 신학교 지도자들의 덕성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 되었다. 즉 모범과 열성으로 후배들을 잘 양성함으로써 평생교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한마디로, 이번 세미나는 formatio formator,um (양성자들의 양성)으로서 신학교의 지도자들을 교육시키는 세미나였다. 일정도 꽉 짜여져 있어 정신이 없었다. 하루 6∼7시간 정도 강의와 소그룹대화, 매일 공동미사, 합동참회 예절 및 고행성사, 당번제 식당 설거지 등 마치 신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연세 높으신 주교들의 모범이 우리 신부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
특이했던 점은 처음으로 중국 본토에서 주교 한분과 신부 한 분이 참석한 것이다. 마닐라의 사무처에서 2년전에 초청장을 보냈으나 아무런 연락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었는데 세미나 기간이 중반을 지났을때 그분들이 참석한 것이다.
15년 이상 옥살이를 한 유정한 (요한)주교는 원래 예수회원이었으면 1979년 등소평이 실권자로 부상할 때 풀려나서 비록 제한적이긴 해도 사제로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자 시안 시안 (xian-xian)교구의 사제들이 만장일치로 교구대표로 추대하여 로마와 접촉, 주교가 된 분이다. 주교가 제일먼저 한일은 신학교 부활이었다.
12명의 사제를 탄생시켰고 현재 35명의 대신학생과 56명의 소신학생들이 있으나 교수와 책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였다. 그 외 수녀원과 양로원을 설립하고 문화혁명때 교회가 모두 파괴되거나 몰수되었으므로 교회 1백50개를 세웠으며 거의 모든 공동체가 자체 교회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끝으로 마닐라 시내에 있는 한인 천주교회는 전주교구 김환철 신부의 지도와 평신도들의 협력으로 좋은 신앙 공동체로 발전하고 있어 마음 흐뭇하였다. 특히 사목회와 성모회의 활동은 돋보였다. 이분들의 도움으로 성 김대건 신부의 동상과 경강을 참배할 수 있었다.
이 세미나의 결과가 아시아의 모든 신학교 안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 풍성히 열매 맺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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