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초여름에 미국에 가서, 16년 전 이민 갔던 형님과 그 가족을 만나고 왔다. 형은 미국 동부에서 살다가 중병을 얻어 기후가 좋다는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했었다. 로스안젤레스 일대는 1년 내내 한국의 봄 같은 기후로 살기가 좋다고 형수님도 자랑하고 있었다. 형님집 마당에는 오렌지 열매가 잔뜩 달린 나무가 있어서 몇 개 따 왔다가 한국에서 먹어 보니 그렇게 달 수가 없었다. 그곳의 건조한 기후가 오렌지의 당도를 높였나 보다. 형님 가족들은 모두 미국이 살기 좋은 나라임을 굳게 믿고 있었고, 오렌지의 단맛을 만끽하듯이 미국 생활을 즐기는 것 같았다. 물론 한국이었더라면 겪지 않았을 어려움도 없지 않음을 아쉬워는 하고 있었다.
마침 형님이 나가는 개신교(장로교) 교회에서 조카의 결혼식이 있어 참석했었다. 한국인들(교포)이 모여 열렬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예배에서 그들의 생활 여건을 짐작해 보기도 하였다. 오랜세월 고생을 해서 이룩한 교회의 모습, 아픔들을 딛고 일어선 신앙 한국인, 강인하고 근면하며 끈질긴 모습들을, 이곳저곳 한국인 촌을 다니며 발견할수 있었다.
한국에서 보다 더 맛있는 김치, 깍두기, 쌀밥, 설렁탕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것을 무척 자랑하기도 했다. 나에게서 확인하려는 형님의 모습이 어떤 때는 안쓰럽기도 했지만 확실히 미국은 마음에 드는 나라였다. 네바다의 황무지를 지나 라스베가스를 보았고, 그랜드캐년의 장엄함을 구경하면서, 미국은 역시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면서 그 넓고 삭막하던 황무지를 한국에 맡겨 준다면 옥토로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환상을 하며, 좁은 우리 나라를 답답하며 걱정하기도 했다.
마침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만난 교포의 말에 마음이 잡혀 부끄러움과 쓰라림 같은 것을 씹으며 김포공항에 도착했었다.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안 되는 것이 없거든요. 돈이면 다 되고, 돈이 안 통하면 권력, 아니면 학연, 그것도 아니면 지연, 인적, 친지, 친구, 선배, 후배…』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신현대씨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는 전국평협청소년 분과위원장 강수길씨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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